[임성재 우승 인터뷰] 공격적으로 자신 있게 쳤더니 우승이 다가왔다

입력 2020-03-02 12:48: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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임성재. 사진=게티이미지코리아

임성재. 사진=게티이미지코리아

마침내 고대하던 그 순간이 왔다. 지난해 아시아선수로서는 최초로 PGA투어 신인왕에 올랐지만 우승 타이틀이 없어서 내심 아쉽던 임성재(21·CJ대한통운)가 우승을 확정하는 순간은 다소 밋밋했다. 먼저 경기를 마치고 라커에서 나머지 조의 경기를 지켜봐야 했기 때문이다.

프로선수 출신의 캐디와 서로를 껴안으며 첫 승리를 자축한 임성재는 경기 뒤 현지 방송사와의 간이 우승 인터뷰에 이어 공식 인터뷰를 했다. 다음은 2차례 인터뷰 일문일답.

- 우승을 축하한다. 이번 우승으로 페덱스컵 순위 2위로 올라섰다. 우승 소감은?

“작년에도 우승 기회가 몇 번 있었고, 탑10에도 많이 들면서 좋은 성적을 냈는데, 이렇게 빨리 첫 우승을 해서 기쁘다. 앞으로 PGA투어에서 더 많이 우승할 수 있도록 노력하겠다.”

- 현재 한국에서 코로나19로 상황이 심각하다. 이 부분을 걱정하지는 않는지? 가족과 친척들이 한국에 있을 텐데, 이런 점이 경기할 때 어떤 생각이 들었나?

“지금 확진자 수가 3000명을 넘었다. 날이 갈수록 너무 많아져서 걱정이 좀 된다. 지금보다 상황이 조금 나아졌으면 좋겠고, 앞으로 감염자 수가 많아지지 않았으면 좋겠다. 내가 할 수 있는 건 최선을 다해 좋은 경기를 보여드리는 것이라고 생각했다.”


- 15번과 17번홀 샷이 어려웠을 텐데 어떻게 플레이 했는가?

“지난 사흘 동안 그 홀을 치면서 샷이 확실하지는 않아서 미스가 나왔다. 오늘은 정확한 클럽을 가지고 쳤고 바람도 괜찮았다. 모든 부분에서 핀을 공략하기 완벽했다. 우승을 하고 싶어서 더 공격적으로 쳤다. 원하는 페이드 샷을 쳤는데 공이 내 뜻대로 가서 좋은 결과가 있었다.”

- 17번 홀에서 공이 날아가는 걸 보면서 어떤 생각을 했나. 또 같이 플레이한 맥킨지 휴즈가 긴 버디 퍼트를 넣고, 관중들이 환호를 해서 집중하기 어려웠을 텐데.

“여유 있게 클럽을 잡았기에 일단 ‘짧지는 않겠구’나 라고 생각했다. 뒤의 벙커 까지는 안 갔으면 했는데, 딱 맞게 날아가서 ‘핀 뒤에만 떨어져라’라고 했는데 딱 좋게 떨어 졌다. 원하던 대로였다. 맥킨지가 버디를 하면서 정신이 더 번쩍 들었다. 그래서 이 버디 퍼트를 꼭 무조건 성공 시키고 싶다는 생각을 했다.”


- 18번 홀 벙커 샷도 멋졌는데.

“솔직히 이번 주에 벙커 샷이 잘 돼서, 벙커에서 자신 있게 쳤다. 자신감이 있고 라이도 괜찮고 해서 자신 있게 플레이를 했고, 그게 좋은 결과로 이어졌다.”


- 21살에 첫 PGA투어 우승을 했다. 소감은?

“작년에 신인상도 받았고, 작년에도 우승 기회가 몇 번 있었고, 올해도 있었는데 그 기회를 많이 못 살려서 좀 아쉬웠지만, 이렇게 또 우승을 빨리 하게 되어서 너무 감사한 마음이다. 모든 분들에게 감사한 마음이 든다.”


- 오늘 어떻게 축하할 예정인가?

“오늘 바로 올랜도로 갈지 여기에서 머무를지 아직 안 정했다. 오늘 여기에서 자면 아마 내 인생에서 가장 행복한 밤이 될 것 같다.”




- 그동안의 우승경쟁을 통해 많은 경험을 했고, 그것이 오늘 결국 우승으로 연결됐는데 이런 경험들이 어떻게 우승으로 연결되었다고 생각하는가?

“지난번에 1타 리드한 상태에서 경기를 마쳤는데, 다른 선수가 버디를 해서 연장전에서 아쉽게 져서 슬펐다. 그래도 그때의 경험을 살리려고 했다. 한번 그런 경험을 했기에 긴장감 속에서 더 잘 할 수 있었다. 그래서 우승을 할 수 있었다.”

- 11년 전에 양용은 선수가 이 대회에서 우승했는데, 양용은 선수와 잘 아는가?

“알고 있다. 같이 제주도가 고향이고, 엄청 잘 아는 사이는 아니지만 경기장에서 뵙게 되면 인사하는 정도로 알고 지낸다. 그리고 여기 이 대회에서 우승 하셨던 것도 알고 있었다.”

- 미국에서의 생활이 궁금하다.

“미국에서 적응하는데 큰 어려움은 없는데, 아무래도 고향이 한국이다 보니까 한국을 많이 못 가는 부분이 좀 힘들다. 그것 말고는 경기나 음식, 호텔에서 생활하는 것도 전혀 문제없고 잘 적응하고 있다.”


- 매주 대회에 나가는 것이 어렵지는 않나. 언제 쉴 예정인가.

“텍사스 오픈은 쉴 것 같고 그 전에는 다 나갈 계획이다. 솔직히 PGA투어에서 경기를 할 수 있다는 점이 행복해서 최대한 많은 대회에 나가고 싶다. 안 나가고 쉬면 몸이 조금 릴렉스 되지만, 웬만한 경기가 다 커서 나가면 재미있게 칠 수 있는 것 같다.”

- 백스윙을 천천히 하는데 그런 스윙 템포를 하는 이유와 그것의 느낌을 설명해 달라.

“3~4년 전만 해도 다른 선수들과 비슷한 스윙 템포였다. 무엇인가 샷의 일관성을 찾고 싶고 더 정확하게 치고 싶어서 한번 시도를 해봤는데, 그게 또 잘 됐다. 그러면서 점점 백스윙이 느려지면서 지금의 스윙 템포까지 왔다. 내게는 이게 딱 맞는 스타일 같아서 유지하고 있다.”


- 이제 곧 첫 마스터즈에 출전하는데 오거스타 코스는 어느 정도 준비가 되어있나.

“다른 메이저대회는 다 참가해봤는데, 마스터즈는 올해 처음으로 출전한다. 처음 나가서 꼭 한번 예선을 통과 하고 싶고 메이저대회에서 좋은 성적을 내보고 싶다. 그리고 그게 마스터즈가 됐으면 좋겠다.”

김종건 기자 marco@donga.com 기자의 다른기사 더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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