권혁, 이현승, 함덕주(왼쪽부터). 스포츠동아DB

권혁, 이현승, 함덕주(왼쪽부터). 스포츠동아DB


디펜딩 챔피언 두산 베어스의 올 시즌 가장 큰 아킬레스건은 불펜이다. 26일까지 계투진 평균자책점이 8.41(61이닝 57자책점)로 10개 구단 중 최하위다. 이 부문 선두 LG 트윈스(3.41)와 차이가 무려 5점에 달한다. 승계주자 실점률(0.568)과 이닝당 출루허용(WHIP·1.87)도 가장 나쁘다. 팀 타율(0.317), 타점(112타점), 득점(122점) 1위의 타선을 앞세워 이 약점을 상쇄하고 있지만, 타격에는 사이클이 있기에 마운드를 정비하지 않으면 어려움을 겪을 수 있다는 불안감이 존재한다.

당장 불펜에 힘을 보탤 자원도 마땅치 않아 걱정이 이만저만이 아니다. 그러나 하늘이 무너져도 솟아날 구멍은 있다. 좌완 3총사의 존재감 덕분에 숨 쉴 구멍이 생겼다. 권혁, 이현승(이상 37), 함덕주(25)의 ‘KLH 트리오’는 두산 불펜에서 한 줄기 빛과 같은 투수들이다.

팀 불펜진의 지표와 이들의 기록을 비교해보면 공헌도가 드러난다. 권혁(3.00), 이현승(3.72), 함덕주(3.38) 모두 3점대 평균자책점을 기록 중이다. WHIP는 권혁이 0.67, 이현승이 1.45, 함덕주가 1.13이다. 팀 WHIP를 고려하면 분명 준수한 활약이다.

피안타율도 마찬가지다. 팀 피안타율은 0.321에 달하는데, 권혁(0.167)과 이현승(0.237), 함덕주(0.207)는 분명 낮은 수준이다. 불펜이 어느 정도만 안정돼도 공격력을 앞세워 이기는 경기를 할 수 있기에 이들의 존재는 더 든든하다. 이현승은 “보직에 연연하지 않고 팀에 보탬이 되고 싶을 뿐”이라며 책임감을 드러냈다.

김태형 두산 감독은 “상황에 따른 운영을 하겠지만, 함덕주가 컨디션이 가장 좋으니 뒤쪽에 배치하려고 한다”며 “이현승과 권혁은 상대 좌타자가 나올 때 언제든 나갈 수 있다”고 설명했다.

잠실 | 강산 기자 posterboy@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