6일 서울 송파구 방이동 올림픽파크텔에서 대한철인3종협회 스포츠공정위원회가 열렸다. 고 최숙현 폭행 관련 가해자로 지목된 김규봉 경주시청 트라이애슬론(철인3종경기)팀 감독이 회의장으로 들어가고 있다. 김종원 기자 won@donga.com
상상할 수 없는 온갖 가혹행위로 트라이애슬론(철인3종) 전 국가대표 최숙현을 죽음으로 몰아간 가해 혐의자들에게 ‘영구제명’과 ‘자격정지’의 철퇴가 내려졌다.
대한철인3종협회는 6일 송파구 방이동 올림픽파크텔에서 제4차 스포츠공정위원회를 열어 최 선수가 생전 몸담은 경주시청 트라이애슬론팀 김규봉 감독과 주장 장 모 선수에게 ‘영구제명’ 처분을 내렸고, 또 다른 가해자로 지목된 김 모 선수는 ‘자격정지 10년’을 받았다. 불복 시 협회 측에 재심을 청구할 수 있는 기간은 일주일 이내다.
다만 이들과 함께 최 선수 등 선수들에게 폭언·폭행을 가한 사실이 공개돼 공분을 샀던 무자격 운동처방사 안주현 씨는 협회 등록자가 아니라 공정위에 출석하지 않았다. 안 씨는 법적 절차를 통해 죄가 가려질 전망이다.
중징계는 이미 예견됐다. 앞서 대한체육회는 “가해자들이 체육계에 다시는 발을 들일 수 없도록 하겠다”는 성명을 발표했고, 정부도 “스포츠 인권 유린 사태에 대해 철저히 진상을 규명하라”며 문화체육관광부 등 관계 부처의 엄중 대응을 지시했다.
6일 서울 송파구 방이동 올림픽파크텔에서 대한철인3종협회 스포츠공정위원회가 열렸다. 고 최숙현 폭행 관련 가해자로 지목된 경주시청 트라이애슬론(철인3종경기)팀 주장 장윤정이 회의장으로 들어가고 있다. 김종원 기자 won@donga.com
안영주 위원장 등 위원 6명은 오후 4시 논의를 시작했다. 공정위는 피해자·관련자 진술을 검토한 뒤 혐의자 소명을 듣는 절차로 진행됐다. 이날 오전 국회에서 열린 추가 폭로 기자회견에 나선 선수 2명을 포함, 6명의 진술이 검토된 것으로 알려졌다. 혐의자들은 오후 5시20분부터 김 감독과 장 선수, 김 선수의 순으로 입장해 각자의 입장을 전했고 모든 일정이 끝난 시각은 오후 11시 무렵이었다.
증인으로 나선 국회 문화체육관광위원회 긴급현안질의에서도 일체 혐의를 부정했던 이들은 공정위에서도 사과하지 않았다. 장 선수만 “조사에 성실히 임했다”고 답했을 뿐 취재진의 물음에 응하지 않았다.
예정일(9일)보다 사흘 앞당겨 열린 공정위는 검찰이 사건을 수사 중이나 사안의 심각성을 감안해 빠른 절차를 밟았다. 공정위 규정 제24조(우선징계처분)는 ‘혐의자의 징계사유가 인정되면 관계된 형사 사건이 유죄로 인정되지 않았거나 수사기관이 수사 중이라도 징계처분을 내릴 수 있다’고 명시돼 있다.
남장현 기자 yoshike3@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