통산 2승 박현경, “희정이가 축하한다고 말해줘 너무 고마워”

입력 2020-07-13 15:40:00
카카오톡 공유하기
프린트
공유하기 닫기

박현경. 사진제공|KLPGA

궂은 날씨 속에 펼쳐진 둘만의 자존심 대결, 승자는 박현경(20·한국토지신탁)이었다.

박현경이 2000년생 동갑내기 임희정(한화큐셀)과의 연장 승부 끝에 한국여자프로골프(KLPGA) 투어 아이에스동서 부산오픈(총상금 10억 원) 초대 챔피언에 올랐다. 지난 5월 메이저대회 KLPGA 챔피언십에서 감격적인 통산 첫 승을 거둔데 이어 ‘메이저급 신설대회’에서 타이틀을 추가하며 우승 상금 2억 원을 손에 넣고, 시즌 첫 다승(2승) 영광도 안았다.

13일 부산시 기장군 스톤게이트CC(파72)에서 열릴 예정이던 아이에스동서 부산오픈 최종 3라운드는 기상악화(우천)로 취소됐다. 10일 일부 진행됐던 1라운드가 강우로 취소됐던 이번 대회는 예비일까지 가동하며 사상 처음으로 월요일인 13일까지 대회가 이어졌지만 또 다시 비 때문에 최종 라운드가 정상 개최되지 못했다. 그러나 11일과 12일 1, 2라운드를 무사히 마쳐 36홀 2라운드 공식 대회로 인정받았고, 2라운드까지 13언더파 131타로 공동 1위에 올랐던 박현경과 임희정, 둘의 우열을 가리기 위한 ‘우중 혈투’가 펼쳐졌다.

굵은 빗줄기가 쏟아지는 가운데 16번 홀(파4·341m), 17번 홀(파5·486m), 18번 홀(파4·348m)에서 진행된 3회전 스트로크플레이에서 박현경과 임희정은 모두 파를 기록하며 합산 13타 동률로 승부를 가리지 못했다. 페어웨이 세컨 샷을 할 때면 ‘캐주얼 워터(코스 내 비로 고인 물)’를 피해 볼을 드롭하며 플레이를 하는 등 악전고투했지만 승리의 여신은 쉽게 한 명의 손을 들어주지 않았다.

박현경. 사진제공|KLPGA


18번 홀에서 이어진 서든데스 1차전. 박현경이 먼저 약 3.5m 버디 퍼트를 홀에 떨구며 압박했지만, 3m 거리 퍼트를 남겨둔 임희정도 침착하게 버디로 맞불을 놨다. 계속된 18번 홀 서든데스 2차전에서야 마침내 승부가 갈렸다. 티샷이 마음에 들지 않는 듯 고개를 갸우뚱했던 박현경은 135m 거리의 세컨 샷을 핀 바로 앞에 붙였다. 반면 115m를 남긴 임희정의 두 번째 샷은 홀을 약 10m 가량 훌쩍 지나쳤다. 결국 임희정은 파에 그쳤고, 박현경은 짧은 챔피언 버디퍼트를 성공시키며 포효했다.

지난해 KLPGA에 데뷔한 박현경은 동기생 조아연(20·볼빅), 임희정과 함께 ‘2000년생 트리오’로 주목받았다. 그러나 조아연이 2승과 함께 신인상을 차지하고, 임희정이 후반기에만 3승을 거두고 스포트라이트를 받을 때 무관에 그치며 적잖은 마음고생을 했다. 올 시즌 국내 개막전이었던 KLPGA 챔피언십에서 마침내 데뷔 첫 승 기쁨을 누린 뒤 뜨거운 눈물을 쏟았던 이유다. 당시 챔피언조에서 통산 4승을 노렸던 임희정을 따돌리고 역전 우승에 성공했던 박현경은 이번에도 얄궂게 임희정과의 연장 승부 끝에 시즌 2승에 입맞춤했다.

시즌 상금 4억5000만 원을 넘기며 이 부문 1위로 올라선 박현경은 “첫 승을 거둔 뒤 이렇게 빠른 시일 내에 2승을 거두게 돼 기쁘다”며 빗속에서 명품승부를 연출한 임희정에 대해 “코스 밖에서 절친이다. 가장 친한 투어 선수 중 한 명이다. 공교롭게 우승 경쟁을 할 때는 희정이가 있었는데 조금 더 동기부여 되는 면도 있다”고 밝혔다. “끝나고 미안한 마음도 있었는데, 희정이가 축하한다고 말해줘서 너무 고마웠다. 정말 수고했다고 말해주고 싶다”고 덧붙였다.

김도헌 기자 dohoney@donga.com 기자의 다른기사 더보기



뉴스스탠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