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69일 만에 웃은 LG, 이제는 5할 승률 유지와 버티기

입력 2020-07-28 05:3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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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츠동아DB

LG 트윈스가 무려 469일 만에 두산 베어스와 3연전에서 위닝 시리즈를 거뒀다. 숫자에서 알 수 있듯 오랫동안 잠실 라이벌에게 주눅이 들었던 쌍둥이다. 올 시즌 한국시리즈 진출을 목표로 삼은 LG로선 ‘가을야구’에서 반드시 넘어야 할 상대가 두산이다. 비록 27일 현재 상대전적에선 4승8패로 여전히 열세지만 그래도 희망의 조짐은 봤다.

무엇보다 올 시즌 처음 경기장을 찾은 2424명의 관중 앞에서 끈끈한 경기력을 과시하며 승리해 큰 즐거움을 줬다. 26일 두 팀이 총력전을 펼친 시즌 12번째 대결은 수비 때문에 요동을 쳤다. LG는 2회말 먼저 2실점했지만, 3회초 정주현의 도루 때 나온 두산 포수 정상호의 2루 악송구 덕분에 안타 없이 1점을 따라붙었다. 7회초 무사 1루선 김호은의 병살타성 타구를 두산 2루수 최주환이 빠트리면서 결국 3득점해 4-2로 역전했다.

물론 LG도 수비가 흔들려 승리를 놓칠 뻔했다. 7, 8회 2번이나 호수비를 보여줬던 김현수가 9회말 1사 2루서 두산 호세 미구엘 페르난데스의 타구를 제대로 판단하지 못해 2루타로 만들어줘 큰 위기를 자초했다. ‘베어스 포비아’란 말을 들을 정도였기에 또 다시 승리를 내줄 뻔했지만, 26일의 LG는 버텨냈다. 소방수 고우석이 1사 1·2루서 병살을 유도했고, 내야수들은 부담 속에서도 병살을 완성했다.

모든 팀이 한 시즌을 치르면서 몇 번의 전환점을 맞는데, LG의 모든 구성원은 26일의 승리가 전환점이라고 믿는다. 공교롭게도 마운드에서 큰 역할을 한 선수들은 루키 이민호를 필두로 2년차 정우영과 이정용, 4년차 고우석이었다. 과거의 나쁜 기억에서 자유로운 이들의 싱싱한 힘이 결국 LG의 미래다. 이들이 빨리 성장해 주축으로 확실히 자리를 잡는다면 LG는 가을에도 희망이 있다. 아직 경험치는 떨어지지만, 시즌을 치러가면서 쌓이는 자신감과 어려운 경기를 돌파하면서 배우는 승리의 노하우는 큰 자양분이다.

하지만 LG가 가을야구 문턱까지 간다고는 장담하지 못한다. 초반 출발은 좋았지만, 부상선수의 속출로 발걸음이 갈수록 더디다. 5월 16승7패(2위)~6월 12승13패(7위)~7월 8승1무11패(8위)로 조금씩 순위가 하락하는 추세다. 27일 현재 36승1무31패로 5위지만, 안심할 처지는 아니다.

이번 주 장마가 끝나면 8월 혹서기기 시작된다. 선수들의 체력과 집중력이 평소보다 더 떨어지기에 풍부한 선수자원이 필요하다. 현재 LG에선 차우찬, 이천웅, 정근우, 채은성, 박용택이 1군 엔트리에서 빠져있다. 조만간 채은성은 합류하지만, 다른 선수들은 복귀시점을 가늠할 수 없다. 류중일 감독도 “언제 베스트 멤버로 경기를 할 지 모르겠다. 지금은 포스트시즌보다는 여름을 부상선수 없이 어떻게 넘기느냐가 더 중요하다”고 말했다. 그래서 8월 LG의 목표는 5월 승률 유지와 어떻게든 버티기다.

김종건 기자 marco@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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