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광현. 사진=게티이미지코리아
힘들게 찾아온 기회지만 이마저도 기약이 없다. 김광현(33·세인트루이스 카디널스)의 생애 첫 메이저리그(ML) 선발등판이 무산될 위기다.
세인트루이스의 올 시즌 마지막 경기는 7월 30일(한국시간) 미네소타 트윈스전이다. 미네소타에 0-3으로 패하며 3연패를 당한 게 지금까지의 마지막 행보다. 이후 밀워키 브루어스~디트로이트 타이거즈~시카고 컵스와 시리즈가 차례로 연기됐다. ESPN은 9일 “세인트루이스 선수단이 홈으로 돌아가려는 비행기 편을 취소했다. 11일 경기 취소는 확정”이라고 전했다. 현실적으로 피츠버그와 3연전 자체가 연기될 가능성이 높다는 분석이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때문이다. 세인트루이스는 ML 30개 구단 중 코로나19 확진자가 가장 많은 팀이다. 9일까지 선수 9명, 프런트 직원 7명 등 총 16명이 확진 판정을 받았다. ‘안방마님’ 야디에르 몰리나의 확진 사실이 밝혀졌으며, 정확한 사유 없이 부상자명단에 등재된 선발투수 카를로스 마르티네스도 현지에선 확진자로 분류하고 있다. 존 모젤리악 세인트루이스 야구부문 사장은 “시즌을 언제 재개할지 정확한 답을 내리기 어렵다”며 우려 섞인 전망을 내놨다.
김광현에게는 아쉬운 소식일 뿐이다. 세인트루이스는 김광현이 12일 피츠버그전에 등판할 것으로 예고했다. 7월 25일 피츠버그와 개막전에서 마무리투수로 등판해 1이닝 2실점(1자책)으로 세이브를 기록한 것이 마지막 등판이다. 이후 보름 가량 개점휴업 중이다. 마르티네스의 이탈로 선발로테이션 진입이 확정됐지만, 경기 개시 자체가 안 되고 있으니 꿈의 무대를 밟는 것조차 어렵다.
스프링캠프 때까지만 해도 압도적 기량으로 선발 진입이 유력했지만, 시즌이 미뤄지며 모든 계획이 꼬였다. 마무리투수로 낙점된 뒤 다시 선발투수의 몸을 만드는 것도 쉽지 않은 과정인데, 이마저도 장담할 수 없다. 김광현의 ML 첫 시즌은 우여곡절의 연속이다.
최익래 기자 ing17@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