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광현. 사진=게티이미지코리아
‘KK’ 김광현(32·세인트루이스 카디널스)이 메이저리그 선발 데뷔전을 성공적으로 치렀다. 18일(한국시간) 리글리 필드에서 열린 시카고 컵스와 원정 더블헤더 제1경기에 선발등판해 3.2이닝 3안타 1홈런 3볼넷 1삼진 1실점으로 역투했다.
마무리투수로 시즌 개막전에 등판했던 김광현은 팀 동료 카를로스 마르티네스의 부상으로 선발 보직을 맡게 됐다. 팀 내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의 확산으로 23일 동안 실전을 치르지 못했지만, 오랜만에 마운드에 선 그에게는 긴 공백에 따른 후유증이 보이지 않았다.
세인트루이스는 이날 7이닝 더블헤더를 소화했다. 김광현은 1경기 선발투수로 나서 57개의 공을 던졌다. 당초 내부적으로 정해진 60개의 투구수 제한으로 인해 승리요건인 5이닝을 채우진 못했다. 그러나 선발로서 충분한 경쟁력을 입증하며 향후 등판 전망도 밝게 만들었다.
직구와 슬라이더에 강점을 보이는 김광현은 ‘투 피치’ 유형의 투수로 메이저리그에 알려져 있다. 그러나 이날 선발등판에선 커브와 체인지업까지 섞는 팔색조 투구로 컵스 타자들을 손쉽게 요리했다.
직구 최고 구속은 91.6마일(약 147.5㎞)까지 나왔는데, 25개를 던졌다. 여기에 슬라이더 20개를 뿌리고, 체인지업과 커브도 각각 7개와 5개 곁들였다. 1회에는 직구와 슬라이더만을 던져 상대 예상에서 벗어나지 않는 피칭을 했으나, 2회부터는 커브를 섞어 혼란을 줬다. 3회와 4회에는 체인지업의 비중까지 늘렸다.
4회 이언 햅에게 좌중월 솔로홈런을 맞은 높은 공을 제외하면 딱히 실투도 없었다. 스트라이크는 존 구석구석을 찔렀고, 떨어뜨리는 공은 확실하게 존으로부터 멀리 던져 상대 타자의 배트를 끌어냈다. 4회 2사까지 마운드를 지킨 김광현은 존 갠트에게 공을 넘기고 이날 임무를 마쳤다. 세인트루이스는 김광현의 호투와 불펜의 무실점 철벽투를 앞세워 더블헤더 1경기를 3-1로 잡았다.
김광현은 평균자책점을 기존 9.00에서 3.86까지 낮췄다. 세인트루이스 포스트-디스패치 등의 현지 매체들은 “김광현이 솔로홈런을 맞았지만, 그 외에는 컵스 타자들의 공세에도 흔들리지 않았다”며 높게 평가했다.
장은상 기자 award@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