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광현. 사진=게티이미지코리아
김광현은 30일(한국시간)까지 4경기(3선발)에 등판해 16.2이닝을 소화하며 1승1세이브, 평균자책점(ERA) 1.08을 기록했다. ERA는 15이닝 이상 던진 ML 투수들 중 4위다. 볼넷 4개를 내주는 사이 삼진 7개를 빼앗는 등 제구와 구위 모두 기대이상이다. 7월 25일 피츠버그 파이어리츠와 개막전에선 마무리 투수로 ML 첫 등판을 소화해 1이닝 2실점(1자책점)을 기록했는데, 이후 3경기에는 선발로 나서 15.2이닝 2실점(1자책점)이다. 선발 ERA는 0.58로 완벽하다. 최근 등판인 28일 피츠버그전에서도 6이닝 3안타 3삼진 1볼넷 1실점(비자책)으로 호투했다.
현지에선 김광현의 신인상 가능성을 높게 점치고 있다. ML 신인상 기준은 KBO리그보다 한층 여유 있다. KBO리그는 입단 6년차 이내가 가장 큰 기준으로, 타 리그에서 소속된 선수는 제외한다. 하지만 ML은 타 리그 단서조항 없이 전년도 8월까지 ML 로스터 45일 미만 등록이 기준이다. 투수로는 50이닝 이하, 타자로는 130타수 이하의 요건도 충족해야 한다.
올 시즌에 앞서 세인트루이스와 계약한 김광현은 당당히 후보 중 한 명으로 꼽힌다. ML 역대 최고령 신인왕은 1950년 샘 제스로(보스턴 브레이브스)이며 당시 만 33세였다. 한 살 어린 김광현은 역대 2위 기록을 노려볼 만하다.
MLB닷컴은 28일 “김광현은 내셔널리그 신인상의 자격이 있다”고 강조했다. 세인트루이스 포스트-디스패치 역시 “올해는 초단기 시즌이라는 특수성이 있다. 김광현은 선발 로테이션에 계속 포함된다면 신인상 수상도 가능하다”고 보도했다.
세인트루이스는 30일까지 24경기를 치렀다. 코로나19의 여파로 연기된 경기가 많기 때문이다. 타 팀들은 평균 35경기 정도 치렀다. 이미 반환점을 돌았기 때문에 김광현으로선 남은 5~6차례 선발등판에서 와르르 무너지지만 않더라도 유력 후보 중 한 명으로 분류될 전망이다.
김광현은 KBO리그 데뷔 첫해인 2007년 20경기에서 77이닝을 소화해 3승7패, ERA 3.62를 기록했다. 고졸신인이 3점대 ERA를 기록했다는 자체로도 의미가 있었지만, 화끈한 인상을 남기진 못했다. 그해 신인왕은 임태훈(당시 두산 베어스)으로, 64경기서 101.1이닝을 소화하며 7승3패20홀드1세이브, ERA 2.40을 기록했다.이제 막 반환점을 돌았을 뿐이다. 하지만 기분 좋은 동기부여 하나쯤은 가져도 괜찮다. 김광현은 물론 그의 첫 발걸음을 지켜보는 팬들에게도 마찬가지다.
최익래 기자 ing17@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