후지카와 규지. 사진출처 | 한신 타이거즈 페이스북
일본을 대표했던 마무리투수 후지카와 규지(40·한신 타이거즈)가 올 시즌을 끝으로 은퇴를 선언했다.
31일 일본 스포츠전문지 ‘닛칸스포츠’에 따르면, 타니 오사무 한신 구단 본부장은 이날 기자회견을 열고 “후지카와가 2020시즌을 끝으로 현역 은퇴를 발표했다”고 밝혔다.
이 매체에 따르면, 후지카와는 올 시즌 컨디션 유지에 어려움을 겪었다. 특히 오른쪽 팔꿈치의 상태는 수술을 요할 정도로 좋지 않은 것으로 알려졌다. 스스로도 “몸이 말을 듣지 않아 팀에 폐를 끼치고 있다”고 아쉬워했다. 은퇴 시기는 올 시즌을 마친 이후다. 일단 시즌 중 복귀를 목표로 재활을 이어갈 예정이다. 타니 본부장에 따르면, 후지카와는 “반드시 올 시즌 중에 돌아오겠다”고 의욕을 보였다.
후지카와는 시코쿠현 고치상고를 졸업하고 1998년 신인드래프트 1순위로 한신 유니폼을 입었고, 올해까지 NPB 17시즌 통산 777경기에 등판해 60승38패243세이브163홀드, 평균자책점(ERA) 2.08의 성적을 거뒀다. 2007년(46세이브)과 2011년(41세이브) 두 차례 세이브 부문 타이틀을 거머쥐었고, 지난해에는 39세의 나이로 56경기에서 4승1패16세이브23홀드, ERA 1.77의 놀라운 투구를 뽐냈다. 독립리그 고치 파이팅독스에 잠깐 몸담았던 것을 제외하면, 일본에선 프로 입단 후 단 한 번도 한신 유니폼을 벗지 않았다. 2013년부터 2015년까진 메이저리그(ML) 시카고 컵스와 텍사스 레인저스를 거치며 29경기에 등판해 1승1패2세이브1홀드, ERA 5.74를 기록한 바 있다.
일본야구국가대표팀에서도 존재감을 뽐냈다. 2006년과 2009년 월드베이스볼클래식(WBC) 대표로 나서 총 8경기(6.2이닝) 동안 단 1실점(비자책점)만을 기록했다. 전성기 때는 최고구속 156㎞의 강력한 포심패스트볼(포심)과 엄청난 낙폭을 자랑하는 포크볼을 중심으로 커브, 슬라이더까지 4개 구종을 완벽하게 구사했다. NPB에서 922이닝을 소화하며 무려 1205개의 삼진을 솎아낸 비결이 여기에 있다. 2005시즌 한신의 일본시리즈를 이끈 비결 중 하나도 제프 윌리엄스~후지카와~구보타 도모유키가 버틴 ‘JFK 트리오’의 존재였다.
2005년 기록한 17경기 연속 홀드는 지금도 NPB 기록으로 남아있다. 2015년 에디슨 바리오스(전 요코하마 DeNA 베이스타즈)가 타이기록을 작성했지만, 이를 넘어서진 못했다. 그뿐 아니라 센트럴리그 기록인 38연속경기 무실점의 금자탑을 세웠고, 150세이브와 150홀드를 동시 기록한 것은 NPB 최초의 사례다. 2007년 8월 30일부터 9월 9일까진 팀이 치른 10경기에 단 한 번도 빠지지 않고 모두 등판했는데, 이때 팀의 10연승을 이끌며 2승7세이브, ERA 1.80의 성적을 냈다.
한편 올 시즌 현재 기록(11경기 1승3패2세이브1홀드, ERA 7.20)을 더한 후지카와의 미·일 통산 기록은 806경기 61승39패 245세이브다. 명구회 가입 조건인 통산 250세이브까지 5개만을 남겨둔 상황이라 본인의 동기부여도 크다.
강산 기자 posterboy@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