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장리포트] 생각하고 싶지 않았던 비상사태, 잠실구장 풍경 어땠나

입력 2020-09-01 17:29: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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잠실 야구장. 스포츠동아DB

1일 잠실 한화 이글스-두산 베어스전에는 평소보다 많은 취재진이 몰렸다. 한화 우완 사이드암 신정락(33)이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확진 판정을 받아 방역에 비상이 걸렸기 때문이다.

신정락은 6월 28일부터 계속 퓨처스(2군) 팀에만 머물러왔지만, 한화 1군 엔트리에 포함된 선수 2명이 퓨처스리그에서 신정락과 접촉한 사실이 드러나 우려를 안겼다. PCR 검사 결과 음성 판정을 받아 일단 한숨은 돌렸지만, 검사 결과가 나오기 전까진 KBO리그 전체가 불안에 떨어야 했다. 그 분위기는 한화 선수단에도 그대로 전파됐다.

경기 시작을 3시간여 앞둔 오후 3시30분, 두산 선수들은 평소처럼 훈련에 한창이었다. 분위기는 종전과 크게 다르지 않았다. 그러나 관계자들 사이에선 묘한 긴장감이 흘렀다. 출입자에 대한 발열체크를 담당하는 보안팀 직원들도 어느 때보다 신중하게 움직였다. 애초부터 철저히 대비한 덕분에 큰 변화를 줄 필요는 없었지만, 긴장감까지 숨기진 못했다.

김태형 두산 감독은 “프로야구는 60명 이상이 움직이는 단체”라며 “누구 한 명이 코로나19에 감염되면 정말 위험한 상황이라 조마조마하다”고 밝혔다. 덧붙여 “확진 판정을 받은 선수 본인이 가장 힘들지 않겠나”고 걱정하며 “선수단뿐만 아니라 함께 움직이는 사람들 모두 조마조마하지 않겠나. 선수단 회식도 잘 못 하고, 나도 외식도 잘 안 한다. 선수들은 같은 라커를 쓰고 샤워도 같이 하고 버스도 같이 타니 마음에 걸린다. 선수들은 개별적으로 조심하는 수밖에 없다. 1군에서 확진자가 나오면 정말 위험해진다”고 강조했다.

한화 선수단은 역학조사 결과를 기다리느라 평소보다 늦은 오후 4시20분 숙소(청담동 리베라호텔)에서 구장으로 출발했다. 격리 조치한 1군 소속 선수 2명이 PCR 검사 결과 음성 판정을 받았지만, 역학조사관의 조사 결과에 따라 경기 개시 여부가 결정되는 터라 섣불리 움직일 순 없었다. 오후 4시 35분께 구장에 도착한 뒤에도 외국인타자 브랜든 반즈를 비롯한 선수단 전원이 마스크를 착용한 채 그라운드로 향했다. 불편함을 감수해야 하지만, 비상시국인 만큼 방역수칙을 지키는 게 우선이었다. 동료 간에도 불필요한 접촉을 최대한 자제하는 모습이었다.

최원호 한화 감독대행은 “사회적 거리두기가 2.5단계로 올라간 뒤부터 항상 마스크를 착용하라고 주문했다”고 설명했다. 비상사태를 몸소 느끼게 한 ‘선수단 내 첫 코로나19 확진자 발생’ 직후 잠실구장의 풍경이었다.

잠실|강산 기자 posterboy@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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