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D 인터뷰] ‘신인드래프트 100순위 막차’ 두산 양현진은 5툴 플레이어를 외쳤다

입력 2020-09-22 12: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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LG 트윈스 류중일 감독은 KBO 신인드래프트를 “수능(대학수학능력시험)”이라고 표현했다. 프로 무대 입성을 위해 도전장을 던진 선수들이 그간 흘렸던 땀과 노력을 평가받는 자리라는 의미다.

언제나 그랬듯 2021 KBO 신인드래프트에서도 정확히 100명(1차지명자 제외)만이 프로 구단의 지명을 받는 행운을 누릴 수 있었다. 고졸 856명, 대졸 269명, 해외 복귀 등의 8명까지 신청서를 낸 총 1133명 중 8.8%에 불과하다. 그러다 보니 남은 자리가 줄어들면 줄어들수록 지명을 기다리는 선수 입장에선 초조해질 수밖에 없다. 최종 10라운드의 9번째 순번인 키움 히어로즈가 지명을 마친 직후까지 호명되지 않은 선수들 입장에선 남은 한자리에 대한 희망보다는 절망이 더 컸을 터다. 실제로 2018시즌 신인드래프트에서 마지막 순번에 지명된 권민석(두산 베어스)도 당시 “마지막 한자리가 남았을 때는 사실 거의 포기 상태였다”고 돌아봤다.



반대로 말하면, 그 한자리를 차지하는 선수의 희열은 말로 설명하기 어렵다. 전체 1순위 부럽지 않은 짜릿함을 느끼는 것은 당연하다. 이번 드래프트에서 마지막 순번(10라운드 전체 100번)에 두산의 지명을 받은 외야수 양현진(영문고)도 그랬다. 야구를 즐겨 보던 아버지의 영향을 받아 초등학교 4학년 때 본격적으로 배트와 글러브를 잡았고, 프로 구단에 지명되는 최고의 결과물을 얻었다. 드래프트 직후 통화에서 그는 “호명된 순간 다리에 힘이 풀렸다. 살면서 처음 느껴본 감정”이라고 밝혔다.

수화기 너머로 “안동 한 장 주세요”라는 목소리가 들렸다. 양현진은 경북 하양에서 친형과 함께 드래프트를 지켜본 뒤 안동의 본가로 돌아가기 위해 버스를 기다리고 있었다. 재학 중인 영문고도 안동에 있다. 그는 “큰 기대는 하지 않고 있었다”면서도 “감독님께서 늘 힘을 주셨기에 혹시나 하는 마음으로 드래프트를 지켜보고 있었다. 정말 기쁘다. 부모님께서도 굉장히 기뻐하셨고, 많이 축하해주셨다. 본가에 가서 부모님과 식사를 하려고 한다”고 기쁨을 감추지 못했다.

두산의 야수진 뎁스는 KBO리그 최고 수준의 탄탄함을 자랑한다. 그러다 보니 젊은 선수들이 첫해부터 두각을 나타내긴 쉽지 않은 것이 사실이다. 그러나 양현진은 이를 오히려 기회로 여겼다. “두산은 짜임새가 있고, 이기는 야구를 하는 팀이라는 이미지가 강했다. 좋은 선수들이 많은 만큼 그 장점을 더 많이 배울 수 있다. 두산에 지명된 것이 잘됐다고 생각한다”고 의연함을 보였다.

체격조건이 훌륭하다. 190㎝·95㎏로 거포의 체형이다. 실제로 2019년 주말리그 후반기(경상권AB) 홈런상을 수상하기도 했다. 주력도 나쁘지 않다는 평가다. 올 시즌 주말리그와 전국대회 15경기에서도 7개의 도루를 기록했다. 궁극적인 목표를 파워와 스피드, 정확도, 수비력, 송구능력을 모두 갖춘 5툴 플레이어로 꼽은 이유도 여기에 있다. 양현진은 “체격에서 나오는 힘과 장타력이 강점”이라면서도 “박건우 선배를 닮고 싶다. 박건우 선배처럼 5툴 플레이어가 되고 싶다. 체격에 비해 주력이 빠른 편이고, 주 포지션은 중견수인데 수비에서 보완할 점이 있지만 그래도 괜찮은 것 같다”고 밝혔다. 덧붙여 “우선 팀에 도움이 되는 선수가 되고 싶다”며 “늘 열심히 하는 분위기 메이커로 팬들에게 오랫동안 기억되고 싶다”고 포부를 전했다. 목소리는 시종일관 밝았다.

강산 기자 posterboy@donga.com 기자의 다른기사 더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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