성남 김남일 감독. 사진=한국프로축구연맹

성남 김남일 감독. 사진=한국프로축구연맹


단 한 번의 실수가 돌이킬 수 없는 결과로 이어졌다.

성남FC는 27일 탄천종합운동장에서 인천 유나이티드와 ‘하나원큐 K리그1 2020’ 파이널 라운드 그룹B(7~12위) 첫 경기를 치렀다. 성남은 앞서 23일 전주월드컵경기장에서 벌어진 전북 현대와 ‘2020 하나은행 FA컵’ 4강전에서 주전들을 대거 쉬게 하는 등 이번 인천전에 더 집중했다. 전북에 0-1로 져 결승 진출이 좌절된 직후 성남 김남일 감독은 “FA컵도 중요하지만 리그의 중요도를 감안하지 않을 수 없었다. 파이널 라운드 첫 경기에 초점을 맞춰야 할 것 같다”며 인천전에 전력을 기울일 것임을 예고했다.

성남은 FA컵에 출전하지 않았던 나상호, 유인수, 이태희, 연제운 등을 인천전에 선발로 내세우며 최상의 멤버를 꾸렸다. 하지만 경기 시작 2분 만에 김 감독의 구상은 어긋나고 말았다. 스리백의 중앙 수비수를 맡고 있는 연제운의 실수가 발단이 됐다.

빌드-업 과정에서 볼을 잡은 연제운은 컨트롤을 하려다 실수를 범했다. 볼은 애매한 위치로 흘렀고, 압박을 시도하던 인천 무고사의 발에 걸렸다. 무고사가 페널티에어리어 안으로 치고 들어가려는 순간 연제운은 파울을 범했다. 파울이 나온 위치는 페널티에어리어 외곽이어서 프리킥이 주어졌다. 이어 연제운에게는 옐로카드가 주어졌다. 성남은 가슴을 쓸어내렸다.

그러나 주심은 비디오판독 시스템인 VAR의 권고에 따라 온 필드 리뷰를 진행했다. 그라운드로 돌아온 주심은 카드 색깔을 빨간색으로 바꿨다. 명백한 득점 찬스를 저지했다고 판단했다. K리그1 역대 최단시간 퇴장의 불명예 기록이다.

수적 열세에 놓인 성남은 일단 포백으로 경기를 이어나갔다. 그러나 전반 11분 인천 김준범에게 선제골을 빼앗긴 뒤 급하게 유인수를 빼고, 안영규를 투입했다. 측면 공격 자원을 벤치로 불러들이는 대신 다시 스리백을 구성해 수비안정을 꾀하겠다는 구상이었다.

성남의 어수선한 분위기는 쉽게 진정이 되지 못했다. 수적 열세에 놓인 데다, 먼저 골을 내준 탓인지 성남 선수들은 우왕좌왕했다. 인천에 분위기를 완전히 내준 성남은 전반 19분 세트피스 상황에서 무고사에게 헤딩 추가골까지 허용하고 말았다. 전반 25분 이후 성남은 어느 정도 정돈된 모습이었지만, 후반 들어 4골을 더 내주며 완전히 무너지고 말았다.

0-6 참패를 당한 성남은 10위(5승7무11패·승점 22)를 벗어나지 못한 반면 인천은 부산 아이파크(4승9무10패)를 최하위로 끌어내리고 마침내 11위(5승6무12패·이상 승점 21)로 한 계단 올라섰다. 다득점에선 성남(19골)이 인천과 부산(이상 21골)에 모두 뒤지게 돼 강등경쟁은 한층 더 오리무중이 됐다.

성남 | 최용석 기자 gtyong@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