키움 손혁 전 감독. 스포츠동아DB

키움 손혁 전 감독. 스포츠동아DB


히어로즈의 6번째 감독이 되기 위해선 무엇이 가장 중요할까.

키움 히어로즈 손혁 전 감독이 8일 물러나면서 김창현 감독대행 체제가 시작됐다. 김 대행은 길지는 않지만 남은 정규시즌 일정을 마무리한 뒤 성적에 따라 가을야구까지도 팀을 이끈다.
2021시즌을 앞두고 키움은 새 사령탑을 뽑아야 한다. 그런데 기준이 꽤 까다롭다. 장정석 전 감독의 재계약 불발, 손혁 전 감독의 자진사퇴(?) 등을 고려해보면 제6대 사령탑이 되기 위해서는 꽤 여러 조건이 필요하다.

우선 철저하게 데이터야구를 지켜야 한다. 숫자를 거스르는 변칙야구는 윗선의 심기를 건드리기 쉽다. 만약 프로선수 출신의 감독이라면, 이제까지의 현장 경험은 잠시 잊어야 한다.

프런트와 소통에 적극적으로 나서는 감독이 후보 1순위다. 선발 라인업, 투수 교체, 대타 등 세세한 부분에 걸쳐 내려오는 윗선의 지시도 우선적으로 수용해야 한다. 감독의 개인 의견은 후순위다.

너클볼을 훌륭하게 받을 수 있는 포수를 육성해야 한다. 투수에게 자신감을 심어주는 힘찬 ‘콜’은 필수다. 특정 투수의 전담포수만 될 수 있다면, 해당 포수는 긴 선수생명이 보장된다.
하루 단위로 홈과 원정을 오갈 수 있는 체력이 필요하다. 언제 어디서 윗선의 부름이 있을지 모른다. 히어로즈 감독이라면 이런 부름에 즉각 응답할 수 있어야 한다.

대략적으로 이 사항들을 지키면서 시즌 내내 승률 6할 이상을 기록하면 된다. 물론 순위표에서도 맨 위를 지켜야 한다. 한국시리즈 우승 역시 굳이 긴 설명이 필요하지 않다.

충실히 이 조건들을 충족시켰더라도 성적을 내지 못할 수 있다. 그러나 크게 걱정할 필요는 없다. 이 구단은 어떤 방식으로 감독이 물러나더라도 남은 계약기간의 연봉은 보전해준다.

장은상 기자 award@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