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양 오리온 강을준 감독(55)은 ‘2020~201 현대모비스 프로농구’ 개막 이전부터 외국인 센터 제프 위디(30·211㎝)의 부상 이탈로 골머리를 앓았다. 9월 군산에서 펼쳐진 KBL컵 대회 도중 발목 부상을 입은 위디는 새 시즌 개막 이후 2경기에 결장하면서 팀에 도움이 되지 못했다. 높이에 강점을 지닌 위디가 결장하면서 오리온은 골밑 수비에 구멍이 생겨 개막 2연패를 당했다. 위디는 17일 울산 현대모비스전(93-80 승)부터 출전했지만, 경기력이 나아지는 데는 시간이 필요해 보였다.

오리온은 25일 인천 전자랜드와 홈경기에서 71-73으로 져 4연승 행진에 마침표를 찍었지만 수확이 있었다. 위디의 살아난 경기력을 확인했다. 위디는 18분15초간 뛰며 8점·10리바운드·2블록슛을 기록했다. 기록된 블록슛은 2개뿐이지만, 상대가 골밑을 공격할 때마다 손을 뻗는 위디의 존재감은 수치 이상으로 전자랜드 선수들에게 위협적이었다.

강 감독은 위디의 경기력이 향상된 데 만족감을 드러냈다. 그는 “아직 통증이 있어서인지 출전시간을 길게 가져갈 수는 없었지만, 블록슛이 좋아서 전자랜드 선수들이 버거워하더라. 위디에게 기대했던 부분이 잘 드러났다”고 평가했다.

위디는 미국 캔자스대 재학 시절부터 블록슛에서만큼은 호평을 받았다. 2013년 미국대학농구(NCAA) 결승 때는 켄터키대 센터 앤서니 데이비스(LA 레이커스)와 매치업에서도 위력적인 블록슛을 선보였다. 그리스, 터키, 이스라엘 등 유럽 리그에서도 가는 곳마다 평균 1.5개 이상의 블록슛을 기록했다.

강 감독은 “공격력은 떨어지지만, 리바운드와 골밑에서 블록슛을 기대하고 영입한 선수다. 위디가 몸이 좋아질수록 골밑 수비에서 상대에게 주는 위압감은 엄청날 것이다. 그만큼 국내선수들의 부담도 덜 수 있다. 이대성, 한호빈 등 가드들이 위디를 잘 활용한다면 손쉬운 골밑 득점도 올릴 수 있다”며 위디에 대한 기대감을 드러냈다.

정지욱 기자 stop@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