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터뷰] “우리 레전드” 세상에 없던 은퇴경기, 롯데 송승준 “내가 뭐라고…”

입력 2020-11-26 14:07: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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롯데 송승준. 스포츠동아DB

송승준(40·롯데 자이언츠)이 내년 플레잉코치 계약을 맺는다. 일반적으로 유니폼을 벗기 전 마지막 과정이 아닌, 롯데 프랜차이즈이자 레전드 투수에 대한 구단의 예우 차원이다.

롯데는 26일 “송승준이 내년 롯데와 플레잉코치로 계약한다”고 발표했다. 송승준은 경남고 시절 보스턴 레드삭스와 계약해 트리플A에서까지 가능성을 인정받았으나, 불의의 부상으로 메이저리그 콜업에 실패했다. 2007년 해외파 특별지명으로 고향팀 롯데 유니폼을 입었다. 이후 올해까지 338경기에서 109승85패2홀드, 평균자책점(ERA) 4.48을 기록했다.

송승준은 고(故) 최동원, 윤학길, 염종석, 손민한을 잇는 롯데의 프랜차이즈 ‘에이스’였다. 특히 롯데에서만 107승을 거뒀는데, 이는 윤학길에 이어 자이언츠 프랜차이즈 투수 역대 최다승 2위다. 특히 롯데가 5년 연속 포스트시즌에 진출하며 황금기를 구사했던 2008년부터 2012년까지 140경기에서 59승42패, ERA 4.08로 팀 에이스 역할을 해냈다. 언제나 팀에 대한 애정을 드러내며 후배들의 멘토 역할도 자처하는 등 ‘롯빠 아재’라는 별명도 붙었다.

이러한 송승준이기에 구단에서도 쉽게 은퇴를 종용할 수 없었다. 롯데는 25일 베테랑 고효준, 장원삼 등을 웨이버 공시했지만 명단에 송승준은 없었다. 롯데는 26일 송승준과 면담 끝에 내년 그의 보직을 플레잉코치로 정했다. 스프링캠프부터 다른 투수들과 함께 몸을 만든다. ‘코치’가 아닌 지금껏 해왔듯 형이자 선배로서 건네는 조언이기에 선수들에겐 조금 더 깊게 다가올 전망이다. 일반적인 선수들과 함께 시즌을 치른 뒤, 특정 시기에 은퇴경기 및 은퇴식을 치를 계획이다. 이후 1,2군을 오가며 후배들을 지도할 예정이다. 일반적으로 시즌 중 은퇴를 결정한 선수는 그 해 은퇴식을 치른다. 은퇴경기를 위해 플레잉코치 계약을 맺는 것은 KBO리그에서 유례를 찾아보기 힘들다.

이에 그치지 않고 단장보좌로서 구단 프런트 파트를 순환하며 업무를 배울 예정이다. 홍보팀, 스카우트 팀 등 그라운드 밖에서 야구를 바라보며 견문을 넓히라는 의미다. 성민규 단장은 26일 “송승준은 우리 팀 레전드이자 프랜차이즈 스타다. 결코 쉽게 방출할 선수가 아니다. 내년에도 좋은 자산이 될 수 있도록, 최대한 도움을 주고 있다”라고 강조했다.

송승준은 발표 직후 스포츠동아와 통화에서 “내가 야구를 1년 더하든 2년 더하든 의미는 없다. 구단과 아름다운 마무리를 하고 싶었던 차에 성 단장님이 플레잉코치를 제시해주셨다. 너무 감사하다”며 “내가 뭐라고…. 이렇게까지 안 해도 떠날 선수인데. 마지막 길을 아름답게 마련해주셔서 감사드린다. 구단 덕에 선수단, 팬과 함께 아름다운 작별을 할 수 있었다. 여태까지 자이언츠 유니폼을 입고 야구한 데 자부심을 느낀다”고 인사를 전했다.

최익래 기자 ing17@donga.com 기자의 다른기사 더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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