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북 현대 김상식 감독. 스포츠동아DB
김 신임 감독은 2009년 전북에 입단해 2013년 은퇴할 때까지 5년간 그라운드를 누볐고, 2014년 최강희 전 감독(상하이 선화)의 제안으로 코치로 변신했다. 선수로서 리더십도 좋았지만 코치로서 능력도 탁월했다. 특히 코칭스태프와 선수들간 가교 역할에 충실했고, 주축 선수들뿐 아니라 충분한 기회를 잡지 못한 2진까지 살뜰히 챙겼다.
‘닥공(닥치고 공격)’이란 고유의 팀 컬러를 바탕으로 전북의 르네상스를 일군 최 전 감독이 중국으로 향한 뒤 지난해 지휘봉을 잡은 조세 모라이스 전 감독(포르투갈) 체제에서 팀이 큰 잡음 없이 순항한 데도 김 신임 감독의 역할이 컸다. 선수단 규모를 크게 줄이고 부상 등 변수가 없는 한 정해진 베스트11을 고수한 모라이스 전 감독은 리그 2연패, FA컵 1회 우승을 일궜으나 여러 선수들과 적지 않은 갈등을 겪었다. 이 때 선수들을 다독이는 역할을 김 신임 감독이 도맡은 것으로 전해진다.
구단도 이 점에 주목했다. 선수단이 갑작스러운 변화에 흔들리지 않도록 균형을 유지시킨 노력에 높은 점수를 줬다. 여기에 김 신임 감독이 전북의 장점인 ‘닥공’은 물론 모라이스 전 감독이 2년간 추구한 ‘빌드업’ 축구를 가까운 곳에서 지켜본 인물이란 점도 긍정적 영향을 미쳤다.
코칭스태프 계약 과정도 눈길을 끈다. 연장 옵션을 포함해 3년간 계약한 것으로 알려진 김 신임 감독은 자신과 함께할 김두현 수석코치(38), 이운재 골키퍼 코치(47)가 2년 계약을 할 수 있도록 구단을 설득했다. 통상 K리그 코치는 1년 단위 계약을 하나 전북은 다른 결정을 내렸다.
“감독의 위치가 아니라 팀의 일원으로서 계속 헌신하겠다. 그간의 성적에 안주하지 않고 더욱 전북다운 팀이 될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하겠다”고 약속한 김 신임 감독은 23일 온라인 기자회견과 함께 공식 업무를 시작한다. 선수단은 내년 1월 8일 소집해 남해에서 동계전지훈련을 소화한다.
남장현 기자 yoshike3@donga.com 기자의 다른기사 더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