두산 강승호(왼쪽)-박계범. 스포츠동아DB
두산은 내부 프리에이전트(FA) 최주환(32·SK 와이번스), 오재일(34·삼성 라이온즈)과 협상에 실패했다. 이들의 보상선수로 각각 강승호(26), 박계범(24)을 지명하며 내년 시즌 전력의 큰 틀을 짰다. 3루수 허경민(30)을 잔류시키는 데 성공했고, 유격수 김재호(35)와도 협상 중이다. 아직 금액에 이견이 있지만 두산은 김재호의 잔류 필요성과 가능성을 모두 높게 보고 있다. 2루 기준 왼쪽 내야는 올해처럼 허경민과 김재호가 책임질 전망이다.
하지만 오른쪽 내야는 여전히 불투명하다. 주전 1루수 오재일이 이탈했고, 오재원이 풀타임으로 시즌을 치르기는 어려운 게 사실이다. 주전급 백업이었던 최주환은 이탈했다. 김태형 감독 입장에선 지명타자로 주로 뛰었던 호세 미구엘 페르난데스의 1루수 기용을 포함해 다양한 시나리오를 준비해야 한다.
이 때문에 보상선수 전략도 확실했다. 기조 자체는 다른 외부요인을 모두 배제한 채, 가장 기량이 좋은 이른바 ‘21번째 선수’를 뽑는 것이었다. SK와 삼성이 전략적으로 20인 보호선수명단에서 배제한 선수들 중 매력적 자원도 있었지만, 두산은 2021년 당장 활용할 수 있는 자원이라는 데 매력을 느낀 것으로 풀이된다. 공교롭게도 강승호와 박계범 모두 20대 중반에 불과한 군필 키스톤 내야수다. 당장 몇 년은 멈춤 없이 요긴하게 쓸 수 있는 선수들이다. 큰 약점으로 지적받은 노쇠화된 내야는 보상선수 2명으로 확 젊어졌다.
두산으로선 강승호와 박계범이 잠재력을 마음껏 폭발시켜 주전으로 우뚝 서는 게 최상의 그림이다. 하지만 그렇지 않더라도 유망주의 성장까지 시간을 벌어주는 ‘스톱 갭’ 자원으로 충분한 매력이 있다. 김재호와 오재원이 버텨줄 때 그들의 다음 세대를 육성해야 한다. 이유찬은 상무 입대를 지원했고, 서예일과 권민석 등은 아직 보여준 게 많지 않다. 강승호와 박계범은 2021년 당장 개막 엔트리에서부터 할 일이 많을 듯하다.
최익래 기자 ing17@donga.com 기자의 다른기사 더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