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리베로는 수비전문선수다. 연신 호쾌한 스파이크를 꽂는 공격수들에 비해 화려함은 덜한 것이 사실이다. 그러나 팀 입장에서 ‘좋은 리베로’ 한 명의 존재는 무척 소중하다. 리베로는 화려한 공격수들의 스파이크를 온 몸으로 받아내야 하는 포지션이다. 쉽게 실점할 수 있는 상황에서 2차 공격기회를 만들고, 팀의 분위기까지 끌어올릴 수 있다. 광고판에 부딪치는 위험을 감수하면서도 어떻게든 공을 살려내려는 이유다. 그것이 리베로의 숙명이다.
‘도드람 2020~2021 V리그’에서도 리베로가 강한 팀들의 약진이 두드러진다. 14일까지 남자부 팀 수비 부문 1위 대한항공은 팀 성적도 으뜸이다. 이 부문 3위 우리카드(2위), 4위 한국전력(4위) 등 상위 4개 팀 중 3개 팀이 수비의 중요성을 보여준다.
대한항공은 늘 리베로 포지션에 불확실성이 있었지만, 2019~2020시즌 신인드래프트 2라운드에서 뽑은 오은렬이 성장하면서 수비가 더 안정됐다. 기존의 곽승석-정지석이 지키는 강력한 레프트와 시너지도 상당하다. 우리카드도 젊은 리베로 이상욱과 장지원의 활약 덕분에 조직력이 몰라보게 강해졌고, 한국전력도 2014~2015시즌 신인드래프트 전체 1순위로 선발한 오재성이 리그 최정상급 리베로로 성장하면서 전력이 탄탄해졌다. 수비 부문 2위 현대캐피탈도 신인 리베로 박경민이 신인왕 후보로 거론될 정도로 안정감을 뽐내면서 베테랑 여오현과 자연스러운 세대교체작업을 진행할 수 있게 됐다.
여자부의 상황도 크게 다르지 않다. 정규리그 우승을 확정한 GS칼텍스는 오랫동안 자리를 지켜온 나현정(은퇴)의 공백을 한다혜가 빠르게 채운 덕분에 불안요소를 줄일 수 있었고, 2위 흥국생명도 ‘절대자’ 김해란의 은퇴 후 도수빈과 박상미가 성장하면서 김연경 등 강력한 공격수들을 지원사격할 수 있었다. 4위 도로공사가 끝까지 순위싸움을 펼칠 수 있었던 비결은 베테랑 리베로 임명옥의 수비였다.
강산 기자 posterboy@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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