류현진. 사진=게티이미지코리아
현지 언론의 평가대로 ‘코리언 몬스터’ 류현진(34·토론토 블루제이스)은 완벽했다. 갈수록 좋아지는 컨디션을 과시하며 시범경기 첫 승을 신고했다.
류현진은 16일(한국시간) 미국 플로리다주 레이크랜드 퍼블릭스필드 앳 조커 머천스 스타디움에서 열린 디트로이트 타이거즈와 시범경기에 선발등판해 4이닝 2안타 무4사구 4삼진 무실점을 기록했다. 투구수는 49개. 직구 최고 구속은 92.2마일(약 148㎞)까지 찍혔다. 팀은 4-0으로 승리했고, 승리투수는 류현진이었다. 올해 시범경기 첫 승이다.
시작부터 산뜻했다. 2회까지 완벽하게 상대를 틀어막은 류현진은 3회말 윌 카스트로와 노마 마자라에게 연속안타를 허용해 무사 1·2루 위기를 맞았다. 하지만 후속타자들을 뜬공~연속 삼진으로 솎아내며 실점하지 않았다. 4회말은 다시 삼자범퇴였다. 사실상 3회를 제외하면 완벽에 가까운 하루였다. 앞서 6일 볼티모어 오리올스와 시범경기에서 2이닝 1실점을 기록했을 때보다 구위와 제구 모두 좋았다.
류현진은 경기 후 현지 언론과 화상 인터뷰에서 “이닝과 투구수를 서서히 끌어올리고 있다. 오늘 경기에서도 준비한 만큼 나온 것 같다. 개막에 맞춰서 최대한 끌어올릴 수 있을 것 같다”고 밝혔다. 이어 “지난해는 초반에 힘들었다. 그 과정을 다시 겪고 싶지 않다. 올 시즌에는 초반부터 좋은 모습을 보여주는 게 목표”라고 덧붙였다.
지난해는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의 여파로 개막이 차일피일 미뤄진 탓에 류현진을 비롯한 대부분의 베테랑 투수들이 시범경기 내내 감각을 찾는 데 어려움을 겪었다. 하지만 류현진은 이런 환경을 탓하는 대신 더욱 더 철저한 준비로 새 시즌을 벼르고 있다.
찰리 몬토요 토론토 감독은 늘 그랬듯 ‘에이스’에 대한 찬사를 쏟아냈다. 그는 “직구에 힘이 느껴졌고 변화구는 날카롭게 들어왔다. 류현진은 자신만의 계획을 갖고 있으며, 거기에서 벗어나지 않는다”고 칭찬했다.
다만 개막전 선발 여부는 공개하지 않았다. LA 다저스가 클레이튼 커쇼에게 첫 단추를 맡기는 등 속속 개막전 선발이 공개되는 분위기지만, 몬토요 감독은 “아직 2주가 남았다”며 신중함을 유지했다. 다만 현지 언론에선 류현진의 개막전 선발등판을 확신하는 분위기다. 토론토는 4월 3일 뉴욕 양키스와 개막전을 치른다. 괴물의 시선을 이날에 고정해도 좋을 듯하다.
최익래 기자 ing17@donga.com 기자의 다른기사 더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