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G 정우영(왼쪽), 라모스. 스포츠동아DB
LG와 키움 히어로즈는 16일 고척 연습경기에서 4-4 무승부를 기록했다. 양 팀 선발 이민호와 에릭 요키시는 나란히 3이닝 무실점을 기록했다.
LG는 여기에 라모스와 정우영의 감각까지 확인했다. 이들에게 16일 경기는 올해 첫 실전이었다. LG 주축급 선수들은 3월초부터 차례로 ‘남부 투어’에 가세해 감각을 조율했지만 정우영과 라모스는 다소 늦게 본진에 합류했다. 몸 상태에 이상이 있는 것은 아니었지만 천천히 끌어올리라는 배려였다. 라모스는 비자 문제로 2월 1일 입국해 16일 이천 LG 스프링캠프에 합류한 바 있다. 정우영 역시 지난해 65경기에서 75이닝을 던졌기 때문에 조금 더 휴식을 준 케이스다. 남부 투어에서도 라이브피칭만 소화했을 뿐, 실전 투입은 없었다.
류지현 LG 감독은 이날 경기 전 “(정)우영이는 무리시킬 필요가 없어 투입을 안 했을 뿐이다. 계획대로 잘 되고 있다”며 “라모스와 면담을 했는데 ‘남부로 떠난 2주간 준비 잘했다’고 하더라. 향후 계획도 세워뒀다”고 밝혔다.
4번타자 겸 1루수로 선발출장한 라모스는 2회초 선두타자로 첫 타석에 들어섰다. 키움 선발 에릭 요키시 상대로 초구에 크게 헛스윙한 뒤 2구와 3구를 지켜본 채 삼진아웃됐다. 하지만 4회초 2사 주자 없는 상황에서는 볼카운트 1B에서 중전안타를 뽑아냈다. 키움 내야진이 강한 시프트를 걸었음에도 유격수 키를 넘기는 타구로 이를 깼다. 수비에서도 두 차례 타구를 깔끔히 처리했다. 특히 4회말 무사 3루 위기에서 이정후의 까다로운 타구를 정확히 포구해 아웃으로 연결했다. 지난해 38개의 아치를 그려 LG 역대 단일시즌 최다 홈런 기록을 세운 라모스는 올 시즌에도 중심타자로서 활약을 다짐했다.
정우영의 컨디션도 좋았다. 0-4로 뒤진 6회말 네 번째 투수로 등판해 1이닝 삼자범퇴 무실점을 기록했다. 김혜성을 땅볼, 박동원을 직선타로 잡아낸 뒤 허정협을 삼진으로 돌려세우며 이날 등판을 마쳤다. 투구수는 12개, 주무기인 투심 최고구속은 146㎞까지 찍혔다.
정우영은 경기 후 “감독님, 코치님이 배려해주셔서 비시즌 동안 몸을 천천히 잘 올릴 수 있었다. 시즌에 대비해서 계획대로 잘 준비되고 있고 오늘 경기 결과도 좋았던 것 같다. 몸 상태는 이미 시즌에 던질 수 있는 만큼 100% 준비된 것 같다. 개막이 아직 조금 남았는데 이대로 잘 유지할 수 있도록 준비 잘하겠다”고 밝혔다.
라모스는 “경기에 출장해 우리 팀 동료들과 실전 타석을 서보는 것이 전체적으로 느낌 좋았다. 이천에서부터 타이밍과 스윙을 중점적으로 준비했다. 타이밍에 집중하면 향후 실전을 통해 컨디션을 올리는 데 도움이 될 것 같다”고 자평했다.
고척 | 최익래 기자 ing17@donga.com 기자의 다른기사 더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