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0안타’ 치고 ‘2002년’ 떠올린 KIA 최형우의 진심

입력 2021-04-21 15:22: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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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IA 최형우. 스포츠동아DB

20일 잠실 LG 트윈스전에서 홈런 2방을 터트리며 KBO리그 역대 12번째 개인통산 2000안타를 완성한 KIA 타이거즈 최형우(38)는 꾸준함의 대명사로 불린다. 2012년 500안타를 시작으로 1000안타(2015년), 1500안타(2018년), 2000안타(2021년)까지 3년 주기로 의미 있는 이정표를 세운 것만으로도 박수를 받을 만하다. 2016시즌 후 삼성 라이온즈에서 KIA로 이적하며 4년 총액 100억 원, 2020시즌 후 3년 총액 47억 원(KIA 잔류)의 프리에이전트(FA) 계약으로 가치를 인정받은 것도 이 같은 꾸준함 덕분이다.

개인통산 2000안타는 KBO리그 출범 원년인 1982년부터 올해까지 최형우를 포함해 12명만이 작성한 대기록이다. 특히 최형우는 이병규 LG 코치(1653경기)에 이어 역대 2번째로 빠른 1722경기 만에 이 고지를 정복했다. 경기당 1.16안타를 꾸준히 쳐낸 결과다. 20일까지 통산 타율 0.320(6252타수 2000안타), 333홈런, 1346타점, 출루율 0.407의 성적에서 드러나듯 생산성도 엄청나다. 가히 ‘타격의 달인’으로 평가받을 만하다.

그러나 그 과정이 마냥 순탄했던 것만은 아니다. 모두가 알다시피 최형우는 육성선수 출신이다. 2004년 이후 무려 4년만인 2008년 1군 무대를 밟아 신인왕을 차지한 ‘신데렐라 스토리’로 유명하지만, 그 과정에서 한때는 엄청난 좌절을 겪었다. 2000안타의 대기록을 달성한 뒤에도 “2000안타? 생각 자체가 없었다. 안타 하나 치려고 하루를 버텼었다. 믿기지 않는다. 말도 안 된다”는 말부터 했다.

당연히 가장 기억에 남는 안타도 데뷔 첫 안타였다. 2002년 10월 18일 롯데 자이언츠를 상대로 기록한 2루타. 그는 정확하게 기억하고 있었다. “다 기억한다. 아무래도 데뷔 첫 안타가 가장 기억에 남는다. 2루타였다”고 밝혔다. 다음날(2002년 10월 19일) 또 하나의 2루타를 추가한 뒤 통산 3번째 안타를 친 2008년(4월 1일 LG전)까지 무려 6년이 걸렸으니 첫 안타의 순간을 떠올린 것은 어찌 보면 당연했다.

최형우의 도전은 아직 끝나지 않았다. 올해가 2번째 FA 계약의 첫해다. KIA 구단도 최형우가 계약기간 동안 충분히 꾸준함을 보여줄 수 있다고 판단하고 다시 한번 거액을 투자했다. 맷 윌리엄스 KIA 감독 역시 “최형우는 앞으로 더 많은 안타를 칠 것”이라고 힘을 실어줬다. 본인의 의욕 또한 대단하다. 그는 “다른 형들은 어린 나이부터 야구를 잘했지만, 나는 아니다. 그만큼 내게는 시간과 힘이 남아있기에 꾸준함을 유지하는 것 같다”며 “당장 안타를 몇 개 더 치겠다는 목표는 없다. 그저 팀의 승리를 위해 잘하고 싶다”고 힘주어 말했다.

강산 기자 posterboy@donga.com 기자의 다른기사 더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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