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7일 서울 잠실야구장에서 ‘2021 신한은행 SOL KBO리그’ 롯데 자이언츠와 LG 트윈스 경기가 열렸다. 롯데 자이언츠 구단주 신동빈 롯데그룹 회장이 야구장을 방문해 박수를 치고 있다. 잠실 | 김종원 기자 won@donga.com
신동빈 회장은 27일 롯데-LG 트윈스전이 열리는 잠실구장을 찾았다. 경기 직전에야 집무실이 있는 잠실롯데타워에서 출발해 따로 허문회 감독이나 선수단을 마주하진 않았다. 수행하는 인원도 많지 않았다. 신 회장은 이석환 대표이사, 성민규 단장 등 프런트와 계열사 관계자들과 인사를 나눈 뒤 원정 귀빈석으로 향했다. 신 회장은 ‘Giants’가 적힌 구단 점퍼와 ‘G’ 모양이 새겨진 모자를 쓰고 야구를 지켜봤다. 지난해 댄 스트레일리가 제작해 유명해진 ‘짝짝이 응원도구’ 클래퍼도 테이블에 올려두며 선수들의 일거수일투족을 유심히 지켜봤다.
모처럼 야구장 방문에 들뜬 표정도 묻어났다. 신 회장이 롯데 경기를 찾은 것은 2015년 9월 11일 사직 삼성 라이온즈전 이후 6년만이다. 신 회장은 당시 사직구장 광장 한켠에 마련된 고(故) 최동원의 동상을 찾아 헌화하고 묵념하며 “부산 야구의 상징인 최동원을 잘 알고 존경한다. 선수들이 최동원 선수의 열정을 본받아야 한다”고 밝히기도 했다.
일회성 방문은 아니었다. 신 회장은 부회장 시절이던 2009년 8월 7일 삼성전, 2013년 3월 30일 한화 이글스와 개막전에 사직구장을 찾았다. 첫 방문인 2009년엔 당시 롯데 응원의 상징이었던 쓰레기봉투를 머리에 직접 쓰며 화제를 낳기도 했다. 2011년 10월 19일엔 인천에서 열린 SK 와이번스(현 SSG 랜더스)와 플레이오프 3차전을 찾아 응원을 보냈다. 잠실구장으로 한정하면 이번이 첫 방문인 셈이다.
그룹 오너의 방문은 단순히 ‘직관’ 이상의 의미를 지닌다. 신 회장이 직접 야구장을 찾은 것은 6년만이지만 그간 관심은 끊이지 않았다. 올 시즌을 앞두고 팀의 상징인 이대호의 프리에이전트(FA) 계약이 더뎌졌을 때도 모기업인 롯데지주 차원에서 지원해준 덕에 도장을 찍을 수 있었다.
최근 KBO리그에는 ‘오너 리더십’이 화두다. 지난해 NC 다이노스의 창단 첫 정규시즌-한국시리즈 통합우승에는 김택진 엔씨소프트 대표의 적극적인 서포트가 있었다. 젊은 기업 총수의 야구단 선진 경영은 사회적으로도 화제가 됐다. 올 시즌을 앞두고 SSG가 SK를 인수한 데도 정용진 신세계 부회장의 의중이 강하게 작용한 것으로 알려졌다. 정 부회장은 3일 롯데와 개막전이 열리는 SSG랜더스필드를 찾아 응원 메시지를 보내기도 했다.
신 회장은 KBO리그 롯데와 일본프로야구 지바롯데 마린스의 구단주를 동시에 역임하고 있다. 건강한 야구가 대중들에게 어떤 영향을 미치는지 누구보다 잘 알고 있다. 1992년 이후 우승이 없는 롯데 팬들의 갈증 또한 모를 리 없다. 롯데 팬들은 신 회장의 이번 야구장 방문은 향후 공격적 행보의 신호탄이 되길 기대할 터다.
잠실|최익래 기자 ing17@donga.com 기자의 다른기사 더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