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북 현대 일류첸코(오른쪽 끝)와 구스타보(오른쪽 2번째)가 2일 전주월드컵경기장에서 벌어진 ‘하나원큐 K리그1 2021’ 13라운드 홈경기 도중 제주 유나이티드 선수들과 공중볼을 다투고 있다. 전북과 제주는 1-1로 비겼다. 사진제공|전북 현대
시즌 개막 후 12경기 무패(8승4무)로 선두를 질주한 전북은 재차 추격에 시동을 건 2위 울산 현대가 신경 쓰였다. 울산(7승4무2패·승점 25)이 전날(1일) 광주FC를 홈에서 2-0으로 제압했기 때문이다.
제주 역시 승점이 필요했다. 12라운드까지 승점 19(4승7무1패)를 쌓은 제주에도 ‘추격자’가 따라붙었다. 전날 1-1로 비긴 수원 삼성과 포항 스틸러스, 수원FC를 4-2로 격파한 대구FC가 모두 승점 19 고지를 밟았기 때문이다.
양 팀 통틀어 30회 가까운 슛을 주고받은 난타전의 최종 결과는 1-1 무승부. 결과적으로는 모두 웃지 못했지만, 차이는 있었다. 최근 3경기 연속 무승부를 찍은 전북은 8승5무, 승점 29로 울산과 격차를 벌리지 못한 반면 제주는 라이벌들을 근소하게 앞섰다.
원정팀이 불리할 것이란 전망이 우세했다. 5골을 기록한 골잡이 주민규가 햄스트링 부상으로 전주 원정에 불참해서다. 제주가 완전히 라인을 내릴 것이란 예상이 나왔다. 그러나 밀리지 않았다. 남기일 제주 감독은 “전방 압박과 볼 소유로 상대 지역에 오래 머물 것”이라며 맞불을 예고했고, 잘 싸웠다.
제주는 22세 이하(U-22) 2명(이성윤, 이지훈)을 뛰게 한 전반 중반까지 전북 진영을 적극 공략했다. 윙포워드 제르소와 윙백 정우재가 버틴 오른쪽 사이드가 좋았다. 경기가 풀리지 않자 김상식 전북 감독이 전반 32분 모 바로우, 김보경, 백승호를 투입했다. 그제야 제주가 한 발 물러섰고, 전북은 볼 점유율을 높였다. 그렇다고 제주가 꼬리를 내린 것은 아니었다. 역습이 인상적이었다.
전반 45분 결실을 맺었다. 이창민의 중거리 슛을 전북 골키퍼 송범근이 놓치자 문전 쇄도한 정우재가 밀어 넣었다. 정우재는 겨울이적시장에서 측면 보강을 위해 전북이 노린 자원인데, 전북의 구애에 제주는 장기계약으로 맞섰다.
후반전 들어 전북이 페이스를 올렸다. 빠른 템포로 공간을 열어갔고, 후반 14분 동점골을 만들었다. 김보경의 침투패스(시즌 6호 도움)와 일류첸코의 마무리(시즌 8호 골)가 작품을 만들었다. 둘의 올 시즌 3번째 합작 골이었다.
전북이 후반 38분 마지막 승부수를 띄웠다. 구스타보와 김승대가 투입됐다. 추가시간까지 혈전이 이어졌다. 제주는 2차례 위협적인 세트피스 찬스를 놓쳤고, 전북 구스타보의 결정적 슛은 골대를 살짝 빗겨갔다.
남 감독은 “승점 1이 아쉽다. ‘짠물축구’ 이미지를 지우고 싶었다. 전술적 준비를 선수들이 잘 이행했다”고 칭찬했다. 김 감독은 “결과는 안타깝다. 모든 걸 쏟아 이기고 싶었다. (울산 추격은) 걱정하지 않는다”며 여유를 보였다.
전주|남장현 기자 yoshike3@donga.com 기자의 다른기사 더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