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잠실 리포트] 3할타자 없이도 6월 1위…고소공포증 떨친 KT, 자리잡은 ‘승리의식’

입력 2021-07-01 12: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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6월 승률 0.696 1위…정규시즌 1위 질주 중
4할타자 강백호 중심 타선 폭발, 수비도 탄탄
선발 마운드가 버텨주니 불펜도 선택과 집중


규정타석을 채운 이 중 3할타율 타자가 한 명도 없다. 하지만 리그 유일 4할타자가 공격을 주도하며 2할대 후반 타자들이 뒤를 받치고 있다. 여기에 사령탑이 부임 직후부터 공을 들인 마운드가 선발, 불펜 할 것 없이 자신의 역할을 해내는 중이다. 언제나 ‘추격자’였던 KT 위즈는 올해 고소공포증을 떨치고 지키는 재미와 익숙해지고 있다.

KT는 6월을 16승7패(승률 0.696)로 마무리했다. 시즌 성적도 68경기 41승27패(승률 0.603). 리그 유일 6할대 승률로 단독 선두에 올라있다. 2019년 창단 첫 5할 승률에 성공했고 지난해 첫 가을야구 무대를 밟았지만 시즌 초중반부터 준수한 성적으로 선두 싸움을 펼친 건 구단 역사상 처음이다.

비결은 마운드다. KT 선발진은 경기당 5.60이닝을 소화하며 이 부문 1위에 올라있다. 리그 평균이 5.05이닝이니, 평균 0.5이닝 이상씩 더 버텨주고 있다. 선발투수가 어떻게든 5회 이상씩은 책임지고 있으니 경기 중후반 계산이 선다. 퀄리티스타트(QS·선발투수 6이닝 이상 3자책점 이하) 역시 35개로 리그 1위이다.

비단 선발만의 역할은 아니다. 선발진이 가장 많은 이닝을 책임지고 있다는 것은 반대로 불펜이 가장 적은 이닝에 힘을 집중할 수 있다는 의미다. 불펜 평균자책점(ERA) 자체는 4.81로 리그 평균(4.82) 수준이지만 필승조의 두터움은 리그 최고 수준이다. ‘클로저’ 김재윤을 축으로 셋업맨 주권에 새 얼굴 박시영까지 제몫을 다하고 있다.

타자 중에선 리그 유일한 4할타자 강백호(0.401)가 든든히 중심을 잡고 있다. 규정타석 3할 타자는 없지만 배정대(0.282), 심우준(0.293)이 센터라인에서 공수를 든든히 잡아주는 중이다. 지금의 공격 생산력에 외국인타자 기여도는 거의 없다. 후반기 제라드 호잉이 합류해 수비 로테이션만 도와줘도 큰 힘이 될 수밖에 없는 이유다.



지난해 창단 첫 포스트시즌에 진출한 KT는 6월 이후 121경기서 71승1무49패(승률 0.592)로 같은 기간 승률 1위에 올랐다. 5월 23경기서 10승13패(승률 0.435)에 그쳤음에도 정규시즌 2위를 기록한 이유다. 이강철 감독 부임 첫해인 2019년에도 전반기 바닥을 치고 후반기에 도약한 바 있다. 낯선 고소공포증. 하지만 앞선 2년간 KT는 ‘이기는 맛’에 충분히 익숙해진 팀이다. 이젠 ‘지키는 맛’도 조금씩 보고 있다.

이강철 감독은 “선수들이 잘해줘서 정말 고맙고 기분 좋다”며 “지키는 것도 부담된다는 말을 감독되고 처음 공감하고 있다. 어떻게 보면 밑에서 올라가는 것보다 지키는 게 더 편한 것 같긴 하다”고 웃었다. 이 감독의 자신감. 지난 2년간 ‘패배의식’ 지우기가 목표였는데 이미 초과달성했다. 언더독에서 올해 확실한 강팀으로 자리매김한 KT 선수단에는 ‘승리의식’이 자리 잡고 있다.

잠실 | 최익래 기자 ing17@donga.com 기자의 다른기사 더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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