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분 전역’ 사라진 올림픽…김학범호, 선수 활용 고민 없다!

입력 2021-07-20 05:3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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올림픽축구대표팀 김학범 감독. 스포츠동아DB

2012년 8월 11일(한국시간) 영국 웨일스의 밀레니엄 카디프 스타디움. ‘홍명보호’가 런던올림픽 동메달 결정전에서 2-0으로 앞서고 있던 후반 막바지, 한국 벤치가 극도로 초조해졌다. “빨리 끊어라”, “공을 일단 아웃시켜”라는 외침이 여기저기서 들렸다. 터치라인에서 연신 전광판 시계를 바라보며 주심의 교체 사인을 기다린 중앙수비수 김기희가 후반 44분 투입된 뒤에야 홍명보 감독을 비롯한 코칭스태프, 동료 선수들의 입가에 미소가 번지기 시작했다.

이날 ‘영원한 라이벌’ 일본을 물리친 한국은 사상 첫 올림픽 시상대에 섰고, 짧고도 긴 여정에 동참했던 멤버 전원이 병역 혜택을 얻었다. 특히 추가시간까지 4분 정도 필드를 누빈 김기희도 동등한 자격을 누렸다.

시간이 흘러 또 한 번의 올림픽이 개막을 앞두고 있다. 도쿄올림픽이다. 지난해 열렸어야 할 이 대회는 지구촌을 뒤덮은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여파로 정확히 1년 미뤄졌다.

9년 전의 흐뭇한 추억을 간직한 한국축구는 통산 2번째 메달 획득을 꿈꾸고 있다. “어떤 색깔이든 무조건 메달을 목에 걸겠다”고 굳게 약속한 김학범 감독이 이끄는 올림픽대표팀은 17일 일본으로 출국, 뉴질랜드와 대회 조별리그 B조 1차전(22일)이 열릴 도쿄 인근의 가시마에 여장을 풀고 막바지 준비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한국은 뉴질랜드, 루마니아, 온두라스 등과 8강 진출을 다툰다.

그러나 과거 홍 감독의 머릿속을 마지막까지 복잡하게 만들었던 선수 활용 고민은 더 이상 반복할 필요가 없다. 지난해 3월 병역법이 개정됐기 때문이다. 이전에는 국가대표 등이 올림픽 등 국제대회 단체 종목에서 입상한 경우, 시간과 상관없이 실제 경기에 출전한 이들만 예술·체육요원 편입이 가능했으나 ‘병역 특례‘를 위해 불필요한 선수 투입까지 고민한다는 현장의 지적이 끊이질 않자 제도 개선이 이뤄졌다.

올림픽 최종 엔트리가 선수단 안전 문제로 와일드카드(만 25세 이상) 3명을 포함, 기존 18명에서 총 22명으로 확대된 가운데 ‘김학범호’는 도쿄올림픽 기간 오로지 최선의 또 최상의 라인업 구성에만 심혈을 기울이면 된다.

특히 올림픽대표팀은 확대된 엔트리의 한 자리를 골키퍼(GK)로 채웠다. GK 포지션에선 부상이나 퇴장·경고누적 등 돌발 변수가 없는 한 주전이 바뀌는 상황은 드물지만 김 감독은 만일의 사태에 대비했다. 단지 1분이라도 뛰어야 똑같은 병역 혜택을 얻는 규정이 도쿄 대회까지 이어졌다면 전혀 가능하지 않을 결정이었다.

그래도 다른 포지션에서의 폭넓은 선수 활용은 예고됐다. 김 감독은 “정해진 선발 명단은 아직 없다. 모두 동등하게 경쟁할 것이고, 실력과 컨디션에 따라 출전 기회를 얻을 것”이란 입장을 강조했다. 실제로 선수들 전원이 원점에서 벤치의 출격 명령을 기다리고 있다. 더욱이 올림픽은 3일에 1경기씩 진행되는 일정이라 컨디션관리 측면에서도 적정한 로테이션은 필수다.

남장현 기자 yoshike3@donga.com 기자의 다른기사 더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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