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창원 리포트] “다른 팀 신경 쓰지 마” 롯데 캡틴 주문, 역시 기회는 만드는 것

입력 2021-08-11 13:15: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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순위표 위에 있는 팀들에 이탈이 줄줄이 발생했다. 추격하는 입장에서는 분명한 호재. 하지만 기회는 준비가 되어있는 이들만 잡을 수 있다. ‘캡틴’ 전준우(35·롯데 자이언츠)의 시선이 밖이 아닌 안을 향한 이유다.



롯데는 10일 창원 NC 다이노스전에서 5-2로 승리하며 후반기 첫 단추를 깔끔하게 끼웠다. 선발투수 댄 스트레일리가 7이닝 4안타 무실점으로 역투했고 타선이 2사 후에만 9안타를 뽑아내는 집중력을 과시했다. 래리 서튼 감독은 경기 전 “올림픽 브레이크 동안 점진적으로 팀을 빌드업했다”며 “후반기 목표는 매 경기 승리하는 것이다. 농담처럼 들리겠지만 매일 이기기 위해 준비하는 문화를 우리의 정체성으로 만들겠다”고 다짐했다.

전반기를 8위로 마친 롯데는 여전히 갈 길이 멀다. 5위 키움 히어로즈와 7경기차, 결코 쉽게 좁힐 수 없는 차이다. 하지만 시즌을 포기하지 않았다. 상위권 팀들의 전력 약화가 불가피한 상황이니 더욱 그렇다. 5위 키움 히어로즈는 선발투수 한현희 안우진을 올 시즌 활용하지 않겠다고 못을 박았다. 원정숙소 방역지침 위반 관련 KBO 징계에 더해 구단 자체적으로 내린 결정이다. 6위 NC 다이노스 박민우, 박석민, 이명기, 권희동 역시 같은 이유로 올 시즌 뛸 수 없다. 게임차 없는 9위 KIA 타이거즈도 대마초 반입이 적발된 애런 브룩스를 퇴단했다. 전력 누수가 없는 롯데이기에 반전을 노려볼 만하다.



하지만 전준우는 내실을 먼저 얘기했다. 후반기 첫 경기서 달아나는 적시타 포함 5타수 2안타 2타점으로 활약한 그는 경기 후 “오랜만에 경기를 하다보니 초반 감각이 무뎌진 게 느껴졌다. 다행히 중반 이후 밸런스가 잡히고 서서히 감이 올라오는 것 같다”고 밝혔다. 이어 “후반기를 앞두고 팀원들에게 ‘다른 팀 신경 쓰지 말고 우리가 할 것에 집중하자’고 강조했다. 그럼 기회가 분명히 온다고 생각한다. 후배들이 잘 준비했기 때문에 오늘 승리할 수 있었다”고 돌아봤다.

타 구단에 어떤 악재가 들이닥치더라도 롯데가 승리하지 못하면 도약은 없다. 외부 요인에 신경 쓴다면 오히려 흔들릴 여지가 더 많다. 전준우의 말엔 승리 소감 이상의, 후반기 롯데가 나아갈 방향성이 담겨있다. 프로세계에서 기회는 얻는 것이 아닌 만드는 것이다. 지금 롯데는 그 준비가 되어있다.

창원 | 최익래 기자 ing17@donga.com 기자의 다른기사 더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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