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원 리포트] ‘천만다행’ 허리 삐끗한 강백호 출전의지에 항복한 이강철

입력 2021-08-26 17:2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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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T 강백호. 스포츠동아DB

KT 강백호. 스포츠동아DB

선수의 강력한 출전 의지에 사령탑도 항복했다.

KT 위즈 강백호(21)는 25일 수원 SSG 랜더스전 7회말 2사 만루에서 헛스윙 삼진으로 물러난 뒤 통증을 호소해 8회초부터 권동진과 교체됐다. 경기 막판 휴식 차원이 아닌, 통증에 따른 이탈이었기에 우려가 작지 않았다. 최근 2경기에서 모두 멀티히트를 때려내며 타격감을 끌어올린 터라 더욱 그랬다.

엑스레이 검진 결과 큰 이상은 없었지만, 이강철 KT 감독은 선수 보호를 위해 26일 수원 SSG전에는 강백호를 내보내지 않으려 했다. 그러나 강백호의 생각은 달랐다. 이 감독은 경기에 앞서 “오늘은 (강백호를) 빼려고 했는데, 본인이 끝까지 치겠다는 의지를 보여서 일단 지명타자(3번)로 라인업에 포함시켰다”고 말했다.

본인의 몸 상태는 본인이 가장 잘 안다. 강백호가 출전 의지를 보였다는 점은 뛰는 데 큰 문제가 없다는 의미다. KT는 한창 선두를 달리고 있다. 이 같은 상황에선 작은 부상도 주의해야 한다. 핵심 타자가 통증을 호소해 교체된 것은 팀 입장에서 절대 반가운 일이 아니었지만, 강백호가 스스로 출전 의지를 보인 덕분에 한숨을 돌릴 수 있었다. 강백호의 성적과 관계없이 그가 포함된 라인업은 그 자체만으로 위력적이기 때문이다.

강백호의 매력은 풀스윙이다. 데뷔 첫해부터 상황에 관계없이 자기 스윙을 한 덕분에 그만큼 많은 사랑을 받을 수 있었다. 그러나 특유의 오버스윙이 부상을 유발할 수 있다는 시선도 있다. 이 감독은 “큰 스윙을 하면서 공이 배트에 맞으면 충격이 덜하지만 헛스윙이 되면 몸이 크게 돌아간다”며 “(강)백호에게 ‘그냥 쳐도 잘 날아가니까 살살 치라’고 하는데, 본인의 스타일을 쉽게 버리지 못한다”고 설명했다. 이어 “그래도 스윙을 보면 투수들이 무서워하지 않느냐”고 미소 지었다. 어려운 상황에도 출전 의지를 보여준 강백호가 대견한 듯했다.

수원|강산 기자 posterboy@donga.com 기자의 다른기사 더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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