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부 또 공부! 괴물은 여전히 배고프다…연구로 만든 또 한번의 진화

입력 2021-09-07 14:54: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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팀 역사상 투수 최고액을 받았으니 상징적 존재다. 그럼에도 만족은 없다. 류현진(34·토론토 블루제이스)은 여전히 배가 고프다. 괴물의 그 욕심이 또 한번의 진화를 만들어냈다.

류현진은 7일(한국시간) 뉴욕 양키스와 원정경기에 선발등판해 6이닝 3안타 무4사구 6삼진 무실점을 기록했다. 팀의 8-0 승리로 류현진은 시즌 13승(8패)째를 수확했다. 토론토는 아메리칸리그(AL) 와일드카드 1위 양키스와 맞대결 승리로 3.5경기차로 추격했다.

호투의 비결은 고속 슬라이더였다. 통계사이트 베이스볼서번트에 따르면 류현진은 이날 최고구속 93.9마일(약 151㎞)의 속구(30개)에 컷패스트볼(22개), 체인지업(21개), 커브(7개)를 두루 던졌다. 특히 승부구로 활용한 컷패스트볼의 위력이 날카로웠는데, 류현진의 경기 후 인터뷰를 살펴보면 이는 슬라이더였다. 최고구속 89.9마일(약 144.6㎞)의 고속 슬라이더가 위력을 발휘한 것이다. 루킹 스트라이크는 2개에 그쳤지만, 2차례 헛스윙을 유도해냈으며 파울 타구도 5차례 나왔다.

로비 레이를 보며 해답을 찾았다. 레이는 올 시즌 27경기에서 11승5패, 평균자책점(ERA) 2.60을 기록하며 류현진과 함께 토론토 선발진을 이끌고 있다. 특히 7월 이후 12경기에선 5승2패, ERA 1.70으로 완벽에 가깝다. 최고구속 88.6마일(약 142.5㎞)의 슬라이더가 주무기다. 8월 6경기에서 2승3패, ERA 6.21로 고전했던 류현진은 변화의 필요성을 실감했는데, 레이의 슬라이더는 좋은 참고자료였다.


류현진은 경기 후 현지 매체와 인터뷰에서 “레이의 투구 내용을 보고 공부를 했고, 슬라이더를 많이 던졌다. 레이는 속구와 슬라이더만으로도 좋은 성적을 내고 있다”고 설명했다. 이어 “슬라이더를 낮게 던지면 상대 타자가 어려움을 느낄 거라고 생각했다. 포수 대니 잰슨과 경기 전 이에 대해 이야기를 많이 했는데, 사인을 잘 내줘 편안하게 경기했다”고 덧붙였다. 또 “평소 안 던지던 슬라이더를 많이 던지며 몸이 타이트했다. 무리하고 싶지 않아서 6회까지 던졌다”고 설명했다. 다만 다음 등판에 지장이 있을 수준은 아니라는 설명이다.

류현진의 가장 큰 장점은 이런 진화능력이다. 2006년 한화 이글스 입단 직후 구대성의 서클체인지업 그립을 배워 자신의 주무기로 활용한 것이 대표적이다. LA 다저스 시절에도 클레이튼 커쇼의 슬라이더를 배워 재미를 봤다. 커쇼도 류현진의 습득력에 경의를 표했을 정도였다. 같은 구종도 다르게 활용하니 레퍼토리가 더욱 다양해진다. 올 시즌 초에도 컷패스트볼의 구속을 떨어뜨리는 대신 각도를 키워 장타 억제 효과를 누린 바 있다.

괴물은 아직 배가 고프다. 류현진의 발전은 현재진행형이다.

최익래 기자 ing17@donga.com 기자의 다른기사 더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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