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원 MVP] 60승도 어렵던 막내 70승 선착…고소공포증 없는 KT, V통계 74.2%

입력 2021-10-07 21:14: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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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T 선수단이 7일 수원 키움전에서 9-2로 승리한 뒤 마운드 주위에서 환호하고 있다. KT는 이날 승리로 시즌 70승 선착에 성공했다. 사진제공 | KT 위즈

이강철 감독 부임 이전까지 시즌 70승은커녕 60승을 기록한 적도 없던 막내. 승리보다 훨씬 많은 패배가 익숙했던 시절은 이제 아득히 먼 옛날이 됐다. 누구도 부정할 수 없는 강팀 KT 위즈. 이강철호가 우승 통계 74.2%를 잡아냈다.

KT는 7일 수원 키움 히어로즈전에서 9-2로 승리했다. 앞선 12경기에서 2승7패3무로 고전이 이어졌으나 이날 압승으로 분위기 전환에 성공했다. 선발투수 엄상백이 6이닝 4안타 5삼진 2실점으로 시즌 4승(1패)째를 수확했다. 타선에서는 제러드 호잉이 5-2로 앞선 7회말 그랜드슬램 포함 4타수 3안타 4타점으로 펄펄 날았다.

이날 승리로 KT는 시즌 70승49패7무(승률 0.588)를 기록, 올 시즌 가장 먼저 70승 고지를 밟았다. 지난해까지 70승 선점 팀의 정규시즌 우승 통계(1982~1988년 전후기리그·1999~2000년 양대리그 제외)는 74.2%(31차례 중 23차례), 한국시리즈 우승 통계는 58.1%(31차례 중 18차례)에 달한다.

20승과 30승은 삼성 라이온즈, 40승은 LG 트윈스가 선착했지만 50승부터는 KT가 줄곧 가장 먼저 등정에 성공하고 있다. 이강철 감독 부임 이전까지 KT에 70승은 ‘선착’은커녕, 한번도 올라보지 못한 꿈의 무대였다. 이 감독 부임 전까지 KT의 최고 승률은 2018년의 승률 0.418(59승82패3무). 60승 고지조차 밟아보지 못했던 팀이 어느새 신생팀 꼬리표를 뗐고, 올 시즌 가장 승승장구하며 쌓은 기록이기에 더욱 의미 있다.

KT 이강철 감독. 스포츠동아DB


시즌 초반 이후 줄곧 꼭대기를 지키고 있다. 선두 수성이 익숙하지 않은 팀. 고소공포증에 걸릴 법도 한데 감독과 코칭스태프, 선수단 모두 끄떡없다. KT는 지난주 롯데 자이언츠에게 더블헤더 포함 3연전 싹쓸이를 당하는 등 2승4패1무로 고전했다. 2주 연속 루징 위크. 하지만 이강철 감독은 “아직 1위 아닌가”라고 반문하며 흔들리지 않았다. 이 감독은 “분위기 나쁠 일도 없고, 그럴 필요도 없다. 지금까지 잘해왔다. 사이클이 조금 떨어지니 힘들게 보는데, 분위기는 나아질 것”이라고 확언했다. 이 감독의 자신감은 이날 경기로 증명됐다.

이 감독은 2019시즌에 앞서 처음 지휘봉을 잡은 뒤 창단 첫 5할 승률~창단 첫 포스트시즌을 차례로 일궈냈다. ‘창단 첫’ 기록이 익숙한 사령탑. 올해는 창단 첫 승승장구다. 이 감독 입장에서도 하위 팀의 추격이 거세지는 상황이 초조할 법한데, 벤치가 흔들리면 선수단이 가장 먼저 영향을 받는다는 것을 잘 안다. 때문에 취재진과 인터뷰 자리에서도 언제나 “우리는 지금까지 잘해오고 있다”고 먼저 나서 선수들을 감싼다. 고민을 벤치에서 대신해주니 선수들도 그라운드에서 집중할 수밖에 없다.

이제 KT를 약체로 보는 시선은 어디에도 없다. 1순위 목표였던 패배 의식 지우기에 성공한 이강철호는 차츰 정상과 익숙해지고 있다. 이제 매직넘버를 계산할 시기가 다가오고 있다. KT가 꼭대기를 향해 간다.

수원 | 최익래 기자 ing17@donga.com 기자의 다른기사 더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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