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K리그1(1부) 33라운드까지 3위를 달려 파이널 라운드 상위그룹(1~6위)에 진입했을 때만 해도 꽃길을 걷는 듯했다. 3시즌 연속 파이널A에 합류한 대구FC의 목표도 한층 뚜렷해졌다. 내리 5위로 마감했던 지난 2년의 아쉬움을 털고 역대 최고의 위치에서 올 시즌을 끝내겠다는 희망이었다.
선두권 추격은 불가능해도 3위까지는 충분히 노릴 만했다. 특히 대구는 FA컵에서도 선전을 거듭해 결승에 올랐다. “우승에 도전하는 팀이 될 것”이라고 약속한 조광래 사장과 이병근 감독의 계획이 맞아가는 듯했다.
그러나 기쁨은 짧았다. 대구는 33라운드에서 수원 삼성에 0-2로 패한 데 이어 파이널 라운드 첫 경기에선 제주 유나이티드에 0-5 대패를 당했다. 모두 홈경기라 충격이 더 컸다. 이뿐이 아니었다. 제주전 당일 대구의 핵심선수 3명이 노 마스크로 핼러윈 데이 분위기에 젖은 대구시내 거리를 활보하는 사진이 축구게시판에 오르면서 논란이 거세졌다.
앞서 선수단 내 성추행 사태로 여론의 십자포화를 맞았던 대구로선 선택지는 많지 않았다. 결국 징계위원회를 열어 핼러윈 데이에 물의를 일으킨 3명의 선수에게 벌금 및 잔여경기 출전정지 처분을 내렸다. FA컵 결승까지 포함돼 있어 상당한 전력손실이 불가피하다.
그래도 시즌을 포기한 것은 아니다. 연속된 악재로 뒤숭숭한 팀 분위기를 추슬러 빠르게 재정비하겠다는 의지다. 대구 관계자는 “시즌 도중에 위기는 항상 있다. 단, 극복하지 못한 적은 없다. 영광스러운 시즌으로 만들 기회는 충분하다”고 힘주어 말했다.
남장현 기자 yoshike3@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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