맞으면 꼭 돌려주지…‘4전5기’ 울산 격파 전북, 우승 기운 잡았다 [현장분석]

입력 2021-11-08 06: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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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북현대. 사진제공 | 한국프로축구연맹

K리그1(1부) 전북 현대가 사상 첫 리그 5연패를 향한 유리한 고지를 차지했다.

전북은 6일 전주월드컵경기장에서 열린 ‘하나원큐 K리그1 2021’ 35라운드 홈경기에서 울산 현대를 3-2로 꺾고 20승10무5패로 가장 먼저 승점 70을 쌓았다. 송민규(전반 23분)~류재문(후반 19분)~일류첸코(후반 49분)가 골 퍼레이드를 벌인 전북은 승점 67(19승10무6패)의 2위 울산을 다득점(전북 65골·울산 59골)에서도 넉넉히 앞서게 됐다.

전북은 남은 3경기에서 스스로 미끄러지지 않으면 원하는 결실을 얻을 수 있는 상황을 맞았다. 아시아축구연맹(AFC) 챔피언스리그 8강전을 비롯해 울산에 최근 홈 2연패, 올 시즌 4경기 무승(2무2패)으로 열세였으나 가장 중요한 경기를 잡으면서 ‘우승 DNA’가 살아있음을 입증했다. 송민규는 “잘 풀리지 않을 때도 베테랑들은 ‘오늘이 어떻든 결국 웃는 건 우리’라고 확신했다. 나 역시 많은 자신감을 얻었다”며 활짝 웃었다.

전북현대 김상식 감독. 사진제공 | 한국프로축구연맹



기동력이 가른 승부
결전을 앞두고 김상식 전북 감독은 “최근 울산전을 되짚어보면 중원 운영이나 볼 소유에서 차이가 있었다. 또 선제골을 내주며 끌려가는 경기를 했다”고 복기했다. 실책을 되풀이하지 않겠다는 의지도 내비쳤다.

울산에 대한 집중연구 중 핵심은 기동력이었다. 덜 뛰어서 밀리는 인상을 주고 싶지 않았다. “기동력에서 뒤지면 답이 없다. 한 걸음 더 움직이면 더 좋은 찬스가 나온다고 믿었다”는 것이 경기 후 전북 선수들의 얘기다.

이날도 쉽진 않았다. 볼을 잘 다루고 기술이 좋은 울산은 여러 지표에서 홈팀을 앞섰다. 볼 점유율 56 대 44(%), 볼 소유시간 31분47초 대 24분38초로 우세했다. 그러나 효율과는 거리가 멀었다. 전북의 강한 압박과 폭넓은 움직임에 빈틈을 찾지 못했다.

공격과 수비를 쉼 없이 오간 중앙 미드필더 백승호는 근육 경련이 일어날 정도로 엄청나게 뛰었다. 좌우 날개 송민규와 한교원, 수비형 미드필더 류재문과 공격형 미드필더 쿠니모토는 물론 후반 교체 투입된 모 바로우와 문선민까지 모두가 투지를 발휘했다.

이적생&교체카드가 만든 드라마
매 시즌 변치 않는 꾸준한 투자와 노력으로 스쿼드를 단단하게 만든 전북은 효과를 봤다. 팽팽한 영(0)의 균형을 깬 선제골을 선물한 송민규는 포항 스틸러스에서 올 여름 데려온 특급 공격수다. 스코어 2-1을 만든 류재문은 중원에 안정을 불어넣기 위해 대구FC에서 영입한 자원이다.

공교롭게도 포항과 대구 모두 울산과는 악연이 깊다. 포항은 ‘동해안 더비’ 라이벌로 종종 울산의 덜미를 잡았고, 대구는 애지중지 아낀 브라질 공격수 주니오와 국가대표 수문장 조현우를 울산에 빼앗겼다고 여긴다.

교체카드의 폭도 영향을 끼쳤다. 전북은 후반 44분까지 뛴 구스타보를 대신해 투입한 선수가 일류첸코다. 그에 앞서 필드를 밟은 모 바로우는 아프리카 특유의 탄력과 스피드로 지친 울산 수비진에 큰 부담을 안겼다. 반면 울산은 젊은 공격수 오세훈에게 풀타임을 맡겨야 하는 불편한 입장이었다.

전주 | 남장현 기자 yoshike3@donga.com 기자의 다른기사 더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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