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0월에 울었던 KT 캡틴, 11월에 미소 짓는다…황재균 반전의 가을

입력 2021-11-16 14:29: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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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T 황재균. 스포츠동아DB

KT 위즈 주장 황재균(34)은 10월에 마냥 웃을 수만은 없었다. 팀은 타이브레이커 끝에 삼성 라이온즈를 따돌리고 창단 이후 처음으로 정규시즌 우승을 차지했지만, 개인적으로는 힘든 한 달이었다.

10월 황재균의 타율은 0.221에 그쳤다. 시즌 타율(0.291)에 한참 못 미쳤다. 간혹 터지는 홈런포 역시 실종됐다. 21개의 안타 중 2루타 이상의 장타는 4개뿐이었다. 수비에서도 잦은 실책으로 고개를 숙였다. 그로 인해 팀을 역전패의 위기로 몰아넣기도 했다. 동료들 덕분에 패배의 멍에는 쓰지 않았지만, 심리적으로 크게 흔들릴 수밖에 없었다.

하지만 보란 듯이 이겨냈다. 팀의 통합우승 여부가 걸린 두산 베어스와 한국시리즈(KS·7전4승제)에선 확연히 달라진 모습으로 팀의 주장이자 2번타자로서 제 몫을 다해주고 있다. 강한 타구가 많은 핫코너인 3루에서 수비도 안정적으로 해주고 있다. 시즌 초반 강습타구를 얼굴에 맞아 큰 부상을 입었지만, 트라우마는 없다.

14일 KS 1차전에선 4타수 무안타에 그쳤지만, 든든한 수비로 팀의 4-1 승리에 기여했다. 9회초 수비 도중 실수가 나왔지만 타구가 조명에 들어간 탓이었다. 타자주자 박세혁이 주루를 포기해 유격수 땅볼로 아웃되면서 실책으로까지 기록되진 않았다.

KT 황재균. 스포츠동아DB


15일 2차전에선 1회말 첫 타석에서 결승 솔로홈런을 쏘아 올렸다. 전날 수비에서 드러낸 아쉬움을 만회하는 동시에 2차전의 기선을 제압하는 한방이었다. 5득점 빅이닝으로 장식된 5회말에는 벤치의 요구대로 침착하게 보내기번트를 성공시켰다. 수비는 1차전보다 더 깔끔했다. 3회초 1사 1루서 강승호의 강한 타구를 ‘5~4~3’ 병살타로 연결해 이닝을 마무리하는 등 단 한 번의 실수도 저지르지 않았다.

2006년 프로에 데뷔해 16년차인 올해 황재균은 생애 첫 KS 출전을 이뤘다. 프리에이전트(FA) 대박을 터트렸고, 야구국가대표로도 자주 선발될 정도로 기량을 인정받아왔지만 KS와는 인연이 닿지 않았다. 지난해까지는 3차례 플레이오프(PO) 무대만 경험했을 뿐이다. 긴장될 법하지만, 베테랑 내야수는 오히려 KS 무대에서 더 견고한 모습으로 KT의 2연승을 이끌었다. KS를 마치면 생애 2번째 FA 권리를 행사하는 황재균이다. 우승반지와 함께 또 한번 성공적인 FA 계약을 끌어낼지 궁금하다.

최용석 기자 gtyong@donga.com 기자의 다른기사 더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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