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년은 無, 처음부터 다시” 김태형의 무한도전은 계속된다!

입력 2021-11-22 06: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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두산 김태형 감독. 스포츠동아DB

두산 베어스 김태형 감독(53)은 취임 첫해인 2015년부터 올해까지 KBO리그 최초로 7년 연속 한국시리즈(KS) 진출의 위업을 달성했다. 그 자체만으로도 지도력을 인정받기에 충분한데, 매년 핵심선수들의 이탈이라는 악재를 딛고 이룬 성과라는 점도 돋보인다.

2016년 김현수의 메이저리그 진출을 시작으로 2018년 민병헌, 2019년 양의지(NC 다이노스)가 팀을 떠났다. 올해는 오재일(삼성 라이온즈), 최주환(SSG 랜더스), 이용찬(NC)이 한꺼번에 빠져나갔다. 그러다 보니 정규시즌 개막을 앞둔 시점에서 “이적한 선수의 공백을 어떻게 메울 것이냐”는 단골 질문에도 익숙해졌다.

늘 우려를 안고 시즌을 시작했지만, 결과는 훌륭했다. 2016년에는 박건우가 김현수의 공백을 완벽하게 메우며 통합우승을 차지했고, 양의지가 떠난 2019년에도 정규시즌과 KS를 모두 제패했다. 특히 양의지가 이적한 직후에는 “20승이 빠져나갔다”며 아쉬움을 드러냈지만, 조직력을 앞세워 빈틈을 최소화했다. 당시 김 감독은 “선수 한 명이 양의지를 대체하긴 쉽지 않다. 팀 차원에서 공백을 메워야 한다”고 강조했다.

2022시즌에도 새로운 도전에 나서야 한다. 언제나 그랬듯, 올해의 전력을 그대로 유지할 수 있을지는 미지수다. 프리에이전트(FA) 자격을 얻는 박건우와 김재환의 잔류를 장담할 수 없다는 점이 가장 큰 위험요소다. 이들 2명 모두 두산 전력에 엄청난 비중을 차지한다. 박건우는 20홈런을 쳐낼 수 있는 파워와 콘택트 능력을 모두 지녔고, 수비와 주루능력도 수준급이다. 김재환은 최근 6년간 188홈런을 기록한 거포다.

두산 김태형 감독. 스포츠동아DB


김 감독은 18일 KT 위즈와 KS 4차전에서 4-8로 져 준우승이 확정된 직후 “내년은 무(無)에서 시작한다. 처음부터 다시 시작하는 것”이라는 의미심장한 한마디를 던졌다. 원점으로 돌아가 새로운 자원을 발굴하는 등 주어진 여건 속에서 최적의 팀을 꾸리겠다는 의미였다. 오재일(1루수)-오재원(2루수)-김재호(유격수)-허경민(3루수)으로 이어지던 철벽 내야진에 변화의 바람이 불었듯, 내년에도 새로운 얼굴이 나타나 힘을 보탤 수 있다. 김 감독 체제에선 늘 그랬다. 올해 신인 내야수 안재석이 1군 96경기에 출전한 것도 그 연장선상에 있다.

핵심선수들의 이탈은 감독으로선 상당한 타격이다. 그러나 김 감독은 피하지 않고 정면으로 맞서 최상의 결과를 냈다. 부임 8년째인 2022년, 또 한번의 무한도전에 나서는 그의 행보가 기대되는 이유다.

강산 기자 posterboy@donga.com 기자의 다른기사 더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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