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정화 “‘죽고 싶다’는 생각, 우울증 약 복용” [TV체크]

입력 2021-11-20 09:36: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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채널A '오은영의 금쪽상담소' 배우 김정화가 어린 시절부터 지닌 아픔을 고백했다.

지난 19일 '오은영의 금쪽상담소'에서 김정화는 "내가 많은 역할을 하는데 하나가 좀 잘못 돼도 쓸모없는 사람이 된 것 같다"라고 고민을 털어놓기 시작했다.

우선, 엄마 역할에 대해 "지방 촬영이 있으면 배우들은 그곳에 머물면서 촬영을 하는데 나는 편도 3시간 반 거리를 거의 매일 왕복하면서 다녔다. 일일이 아이들의 생활을 지켜주고 싶었다. '괜찮겠지'하면 꼭 문제가 생기더라"라고 말했다.

또 어머니 간병인 역할에는 "데뷔 5년 차에 내 시간을 가져보려 했는데 어머니가 아프셨다. 항암 치료를 시작했고 새벽에도 수발을 들었다. 그건 '딸이니까 당연히 해야지'라 생각했다. 지속적인 치료에도 재발을 했다"라며 "나는 새 작품을 들어가기로 했는데 어머니가 호스피스 병동으로 들어가야 한다는 말에 작품을 거절했다"라고 사례를 언급했다.

이어 "나는 특출난 재능이 없다고 생각해서 어릴 때부터 '노력해야지'라고 다짐했었다"라며 "배운 적이 없는데 배우로 데뷔했다. 아무도 날 혼내지 않아서 길 잃은 아이처럼 막막했다. 그래서 극단에 들어갔다. 남들보다 더 열심히 하고 싶어서 먼저 가서 선배들 방석을 다 깔아놓고 커피도 드렸다. 좋게 봐주시는 선배도 있었고 영역을 침범했다 생각하는 분도 있었다"라고 당시 상황을 회상했다.

이에 오은영 박사는 "무리하면 건강에도 안 좋고 피곤한 상태라 아이들에게도 도움이 안 된다. 완벽한 엄마라기보다는 달리는 마차 같다"라고 진단, 김정화는 "나는 배우가 되고 싶어서 된 게 아니라 길거리 캐스팅으로 데뷔했다. 철저한 계획으로 시작한 게 아니라 기계처럼 일했다는 생각이 든다. 4~5년이 지나니 슬럼프가 왔다. 그런데 친구들은 다 나를 연예인으로 보더라"라고 고충을 밝혔다.

그러면서 '오늘 눈 감으면 내일 눈을 안 떴으면 좋겠다. '죽고 싶다'라고도 생각해 신경정신과에서 우울증 진단으로 약도 먹었었다"고 덧붙여 충격을 안겼고, 오은영 박사는 "보통은 힘들면 '쉬고 싶다'지 '죽고 싶다'는 생각은 안 한다. 다른 일이 있었을 것"이라고 김정화 말에 귀를 기울였다.

김정화는 "몸이 힘든 건 괜찮은데 뭔가 해내야 한다는 중압감이 힘들었다. 어린 나이에 데뷔해 이해하기가 어려웠다. 내 감정을 끌어올려 연기하지 못했다. '내 연기는 가짜구나' 싶어서 처음부터 시작하고 싶었다"라며 "어릴 때 부모님의 싸움이 잦았다. 언니는 좀 엇나가고 '나라도 부모님 속을 썩이지 말아야지' 했다. 어머니는 사랑이 많았지만 엄하기도 하셨다. 친구랑 싸우고 오면 친구네 집에 가서 '죄송합니다' 사과하게 했다. 내가 고등학생이 되고 어머니가 이혼하시고 나서 그제서야 어머니의 마음을 이해하게 됐다. 어릴 때는 애정표현을 잘 안 해주셨는데 오히려 크고 나서 애정표현을 많이 해주셨다. 사랑한다는 말도 많아졌고 스킨십도 늘었다"고 어린 시절 가정 환경을 말했다.

'부모님의 이혼 후 아버지와 살았다'는 김정화는 “이혼 후 3~4년이 지난 후에야 어머니와 연락이 됐다. 상처를 많이 받고 원망도 많이 했는데 '엄마는 우리를 덜 사랑했나? 우리가 엄마 인생에 방해가 됐나?' 싶었다"라며 "실제로 엄마가 집을 나가시고 언니한테는 연락을 했더라. 사랑만큼 원망도 컸다. 그래서 의지할 곳이 없구나 생각이 들었다. 너무 힘든 상황은 애써 기억하지 않게 됐다. 그래서 기억이 잘 안 난다. 일부러 잊었던 것 같다"며 눈물을 흘렸다.

끝으로 "엄마는 나 때문에 그동안 참았을 수도 있겠구나 생각이 들었다. 엄마의 자리를 지키려고 나 때문에 그랬을 거라 생각하니 '엄마도 나를 많이 사랑하셨던 거네?' 싶다며”며 “내 감정대로만 사는 게 쉽진 않지만 내 감정들이 어디서 나왔는지는 오늘 많이 얻어 간다. 오늘 해소가 많이 됐다"고 마음을 전했다.
동아닷컴 전효진 기자 jhj@donga.com 기자의 다른기사 더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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