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일 경기도 수원KT소닉붐아레나에서 열린 ‘2021-2022 KGC 인삼공사 정관장 프로농구’ 수원 KT와 원주 DB의 경기에서 KT에 87-76으로 승리를 거둔 DB 선수들이 기쁨을 나누고 있다. 수원 | 주현희 기자 teth1147@donga.com
2045명의 관중 앞에서 웃은 쪽은 DB였다. KT를 87-76으로 제압하며 6위(13승15패)를 유지했다. 5연승을 마감한 선두 KT(22승7패)는 2위 서울 SK(20승8패)에 1.5경기차로 추격을 허용했다. 홈경기 최다연승도 ‘10’에서 마감했다.
양 팀 사령탑은 이날 맞대결에 앞서 ‘높이’를 키워드로 꼽았다. DB 이상범 감독은 “제공권 싸움에서 밀리지 않아야 좋은 경기를 할 수 있다”고 경계를 늦추지 않았고, KT 서동철 감독은 “골밑 싸움에서 밀리지 않아야 한다. DB는 분위기를 타면 무서운 팀이기에 그만큼 기선제압이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DB는 시작부터 KT의 우려를 현실로 바꿨다. 이날 경기를 끝으로 계약이 만료돼 팀을 떠나는 조니 오브라이언트와 김종규가 1쿼터에만 9개의 리바운드를 합작하며 KT의 높이를 무력화했다. KT 센터 하윤기가 1쿼터 6분 만에 반칙 3개로 활동반경이 확 좁아진 틈을 놓치지 않았다.
2쿼터에는 강상재와 레나드 프리먼까지 득점에 가세하면서 격차를 더욱 벌렸다. 전반에만 57%(37시도 21성공)의 야투적중률을 기록한 DB의 슛은 잇달아 림을 가른 반면, KT의 슛은 빗나가기 일쑤였다. KT의 전반 야투적중률은 39%(36시도 14성공)에 불과했다. 53-33의 격차는 당연했다. 이상범 감독도 연신 선수들을 독려하며 분위기를 끌어올렸다.
3쿼터까지 20점의 격차를 유지한 DB는 4쿼터 초반 위기에 직면했다. 2개의 실책이 모두 실점으로 연결된 데다 양홍석에게 3점포까지 얻어맞아 종료 6분45초를 남기고 72-59까지 추격을 허용했다. 그러나 곧바로 김종규의 자유투를 시작으로 연달아 6점을 추가하며 흐름을 끊었고, 80-61에선 박찬희의 속공 득점으로 승부에 쐐기를 박았다.
DB는 김종규(14점·9리바운드)와 오브라이언트(14점·8리바운드), 프리먼, 강상재(이상 13점), 허웅(10점) 등 5명이 고른 득점을 하며 KT의 수비를 흔들었다. 리바운드에서 42-34로 앞선 것도 승리 요인이었다. KT는 허훈(19점)과 양홍석(14점·7리바운드)이 분전했지만, 19분8초만 소화하며 6점에 그친 캐디 라렌의 부진이 뼈아팠다.
수원 | 강산 기자 posterboy@donga.com 기자의 다른기사 더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