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포항 이적생’ 정재희, ‘김기동 매직’의 첨병될까?

입력 2022-01-14 06: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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포항 정재희. 사진제공 | 한국프로축구연맹

포항 스틸러스 김기동 감독(51)은 2020시즌이 끝난 뒤 구단과 재계약할 때 한 가지 조건을 내밀었다. 송민규(23)와 강상우(29)를 붙잡아달라고 했다. 이들 핵심 전력을 지켜야만 김 감독이 원하는 축구를 할 수 있다는 판단에서다.

지난 시즌 도중 송민규는 전북 현대로 떠났다. 20억 원이 넘는 거액의 이적료를 구단은 포기할 수 없었다. 왼쪽 윙어 송민규의 공백을 강상우가 메웠다. 그런데 강상우도 전북으로 떠난다. 구단 간 합의를 끝났고, 선수와 협상 중인 것으로 전해진다.

김 감독은 의외로 담담했다. 그는 12일 제주도 서귀포시에서 진행된 기자회견에서 “(강)상우에게 ‘같이 하고 싶지만 금액 차이가 많이 나면 너가 선택해라’고 말했다. 상우가 어떤 선택을 내리든 응원하기로 했다”고 밝혔다. 다분히 이적을 염두에 둔 발언이었다.

정재희(왼쪽). 스포츠동아DB


문제는 강상우의 공백을 누가 메우느냐다. 지난 시즌 측면 수비와 공격을 완벽하게 소화하며 37경기 4골·8도움을 기록한 강상우의 빈자리는 커 보인다. 김 감독은 “측면 수비수 김용환과 심상민이 군에서 돌아오면서 대체할 수 있다. 또 윙어에는 정재희가 있으니 잘해줄 것”이라며 자신의 복안을 꺼내 보였다.

최근 포항에 둥지를 튼 정재희(28)가 주목받고 있다. 2016년 FC안양을 통해 프로 데뷔한 뒤 2019년 전남 드래곤즈 유니폼을 입은 그는 2020년 5월 군에 입대했다. 지난해는 결코 잊을 수 없는 한해였다. 김천 상무의 K리그2(2부) 우승에 힘을 보탠 데 이어 복귀한 전남에서는 FA컵 우승 트로피를 들어올렸다. 특히 대구FC와 벌인 FA컵 결승 2차전서는 결승골과 함께 MVP도 수상해 의미가 남달랐다. 한 해 2차례 우승을 경험한 그는 포항으로 이적했다.
김 감독과 함께 기자회견장에 나온 정재희는 “포항축구가 재미있을 것 같고, 전술이 저에게 맞을 것 같다”며 포항을 선택한 배경을 설명했다.

정재희. 스포츠동아DB


정재희는 돌파력이 좋고, 슈팅도 강하다. 그는 “김기동 감독님께서 능력이 좋으신 분이기 때문에 저를 잘 파악하셔서 제 능력을 극대화해주지 않을까 싶다. 스피드가 강점인데, 그 강점을 살릴 수 있는 플레이나 전술을 짜주시지 않을까 생각한다”며 기대감을 드러냈다.

김 감독은 정재희의 강점을 적극 활용하겠다고 했다. 그는 “상무에 있을 때 정재희를 마크하는데 어려움을 겪었다. 때로는 가운데로 들어오고, 때로는 벌려서 플레이를 해 정재희를 잡는데 많은 공을 들였다. 이제 우리 선수가 됐으니 상대를 어려움에 빠트릴 수 있을 것”이라며 웃었다.

정재희는 K리그1 무대에서 뛸 생각에 부풀어 있다. “일단은 빨리 적응하도록 노력 하겠다”는 그는 “팀으로선 상위스플릿에 가는 게 목표다. 새로운 마음으로 좋은 성적을 낼 수 있도록 해 보겠다”며 각오를 밝혔다.

최현길 기자 choihg2@donga.com 기자의 다른기사 더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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