차준환. 사진|게티이미지코리아
5일 훈련은 메인링크에서 진행된 처음이자 마지막 훈련이었다. 빙질을 점검하고 그에 맞는 스케이팅을 연구할 마지막 기회였다. 이날 연습 내내 깔끔한 연기를 펼친 것이 더욱 의미가 컸던 이유다. 차준환은 “쿼드러플 살코에 집중했고, 메인링크에서 첫 연습이다 보니 빙질과 분위기를 느끼는 데 집중했다. 2018평창올림픽을 치렀던 강릉아이스아레나와 비슷한 느낌이고, 그 때도 좋은 기억이 있었다. 남은 시간 몸 상태를 차근차근 끌어올릴 것”이라고 밝혔다.
흐름도 좋다. 베이징올림픽 직전인 1월 23일 열린 국제빙상경기연맹(ISU) 4대륙 선수권대회 남자 싱글에서 개인 최고점인 총점 273.22점으로 우승한 것이 기폭제가 됐다. 4대륙 대회 출전이 올림픽을 앞두고 다소 무리한 일정이라는 지적도 있었지만, 차준환은 “올림픽을 준비하는 과정에서 꼭 필요하다고 생각했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그는 “오히려 4대륙 대회는 내가 더 자신감을 갖게 된 계기”라며 “올림픽 직전에 대회가 열려 일정상 걱정했지만, 아직 시간이 있으니 4대륙 대회 때보다 더 좋은 에너지로 실전에 임할 것”이라고 자신감을 드러냈다.
차준환은 평창동계올림픽에서 한국 남자 싱글 사상 최고 순위인 15위에 올랐다. 이를 발판삼아 베이징동계올림픽에선 톱10 진입을 넘보고 있다. 부츠 문제와 부상, 감기몸살 등으로 100%의 컨디션이 아니었던 평창대회와 비교하면 이번에는 준비과정도 순조롭다. 그의 전담 지도자인 브라이언 오서 코치도 “현실적으로 차준환은 6위권이고, 잘하면 메달까지 넘볼 수 있다”고 기대를 숨기지 않았다.
“지금 몸 상태는 70% 정도”라고 밝힌 차준환은 “평창에선 4회전 점프를 할 수 없는 상황이었지만, 지금은 몸 관리를 잘했고 경험도 쌓였다. 자신감을 갖고 대회를 치를 것”이라며 “(오서 코치님이) 내게 좋은 에너지를 주고자 그렇게 말씀(메달 언급)하신 것 같다. 올림픽 메달은 당연한 목표이자 꿈이지만, 결과를 생각하기보다는 과정에 집중하겠다. 모든 과제에서 클린 연기를 하고 싶다”고 다짐했다.
유일한 아쉬움은 베이징 현지의 음식 사정이다. 각국 선수들이 선수촌에서 제공되는 음식에 불만을 나타내고 있다. 최고의 컨디션을 유지해야 할 선수들에게 음식 문제는 결코 가볍지 않은 변수다. 차준환도 선수촌 음식에 대한 질문을 받고는 말을 아꼈다.
그러나 차준환은 크게 걱정하지 않는다. 어머니의 사랑이 듬뿍 담긴 음식을 직접 챙겨왔기 때문이다. 그는 “다양한 음식을 챙겨왔다. 어머니께서 직접 해주신 음식도 있다. 경기 당일에 먹고 힘을 내려고 아껴두고 있다”며 활짝 웃었다.
베이징 | 강산 기자 posterboy@donga.com 기자의 다른기사 더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