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밀당의 고수’ SK 전희철 감독, 부임 첫해 정규리그 우승 이끌었다 [현장리뷰]

입력 2022-03-31 20:49: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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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1일 고양체육관에서 열린 ‘2021-2022 프로농구’ 오리온과 SK 경기에서 4쿼터 SK 안영준이 3득점을 성공시키자 전희철이 감독이 박수를 치고 있다 고양 | 김종원 기자 won@donga.com

서울 SK 나이츠가 전희철 감독 부임 첫해부터 정규리그 우승의 축배를 들었다.

SK는 31일 고양체육관에서 벌어진 2021~2022 KGC인삼공사 정관장 프로농구 정규리그 6라운드 고양 오리온과 원정경기에서 92-77로 이겼다. 39승12패를 마크한 SK는 남은 경기와 관계없이 정규리그 우승을 확정했다. 통산 3번째 정규리그 1위. 2012~2013시즌 창단 첫 정규리그 우승의 기쁨을 맛봤던 SK는 공동 1위를 달리던 중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여파로 2019~2020시즌이 조기 종료되는 아쉬움을 겪었다. 올해 정규리그 우승을 확정하며 그 아쉬움도 씻어냈다.

SK 전희철 감독은 사령탑 부임 첫해부터 정규리그 우승을 차지하며 지도력을 인정받았다. 2011~2012시즌부터 수석코치를 맡아 문경은 전 감독을 보좌했던 그는 선수들의 장단점을 명확하게 파악하고 그에 맞는 수비전술을 고안해 성공을 거뒀다. 선수들과 격의 없이 지내면서도 본분을 다하지 않을 때는 거침없이 쓴 소리를 하며 긴장감을 불어넣었다. 이른바 밀고 당기기를 잘한 덕분에 빠르게 선수단을 장악할 수 있었다.

애초 SK는 22일 수원 KT와 홈경기를 이기면 곧바로 정규리그 우승을 확정할 수 있었다. 그러나 전 감독을 비롯한 코칭스태프가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확진 판정을 받는 바람에 이 경기가 미뤄졌고, 이후 매직넘버의 키를 쥐고 있던 KT가 연승 행진을 이어간 탓에 우승 확정이 계속해서 미뤄졌다. 그러다 보니 선수들도 조급해졌다. 전 감독이 가장 걱정했던 부분이다. 31일 경기를 앞두고도 “선수들이 빨리 끝내고 싶어서 성급했던 것 같다”고 냉정하게 짚었다.

선수단에도 변화를 줬다. 자밀 워니의 일시대체선수로 데려온 브랜든 브라운과 손가락 부상으로 이탈했던 김선형을 엔트리에 포함했다. 그만큼 이기겠다는 의지가 강했다. 경기 전에는 선수들에게 63-71로 패했던 오리온과 5라운드 맞대결을 상기시켰다. 그는 “오리온과 직전 맞대결 패배로 어려운 상황이 됐다. 선수들이 평정심을 찾아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날 선수들은 전 감독의 마음을 완벽하게 읽었다. 철저한 팀플레이로 오리온의 수비를 뚫었고, 안영준(29점)과 최준용(22점)이 나란히 20점 이상을 따냈다. 5일 창원 LG전 이후 처음 코트를 밟은 김선형은 19점·6어시스트를 기록했다. 팀 리바운드에서도 36-25로 앞서며 득점 확률을 스스로 높였다. 1쿼터 이후 시종일관 리드를 유지한 비결이다. 84-75로 앞선 종료 2분 30초 전에는 안영준의 3점포와 최준용의 레이업으로 승부에 쐐기를 박았다.

종료 버저가 울리자 전 감독은 제자들과 함께 기쁨을 만끽했고, 우승 기념 현수막의 한가운데 서서 활짝 웃었다. 강을준 감독을 비롯한 오리온 선수단도 SK의 우승을 진심으로 축하하며 훈훈한 장면을 연출했다.

고양 | 강산 기자 posterboy@donga.com 기자의 다른기사 더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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