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진제공 | 한국프로축구연맹
울산은 5일 제주월드컵경기장에서 열린 ‘하나원큐 K리그1 2022’ 8라운드 원정경기에서 제주 유나이티드를 2-1로 제압했다. 6승2무, 승점 20으로 선두 독주를 이어갔다. 같은 날 2위 인천 유나이티드도 승리해 승점 17(5승2무1패)을 만들었으나 격차를 유지했다.
울산은 올 시즌 유일한 무패팀이다. 디펜딩 챔피언 전북 현대(3승2무3패·승점 11)가 벌써 3번이나 졌다는 점을 고려하면 아주 놀라운 행보다. 껄끄러운 상대들을 잇달아 물리쳤다. 전북과 ‘현대가 더비’, 포항 스틸러스와 ‘동해안 더비’를 모두 잡았다. 만만치 않은 제주 원정에서도 승점 3을 보탰다.
승승장구한 덕분에 홍명보 울산 감독은 흐뭇한 선물을 받았다. 2022시즌 첫 ‘K리그 이달의 감독상’ 수상자가 됐다.
울산의 거침없는 행보에서 특히나 인상적인 대목은 ‘변수 통제’다. 개막 이전부터 뒤숭숭했다. 이동준(헤르타 베를린), 이동경(샬케04), 오세훈(시미즈 S펄스) 등 주력들이 이탈해 전력 구성에 적잖은 혼란이 있었다. 그럼에도 흔들리지 않았다. 이청용, 김태환 등 베테랑들이 중심을 잡고 아마노 준(일본), 레오나르도(브라질) 등 신입 외국인선수들까지 빠르게 녹아들자 무서울 것이 없는 팀으로 거듭났다.
3월 선수단 내에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이 퍼졌을 때도 흔들림이 없었다. 주축들이 대거 전열을 이탈했으나 포트FC(태국)와 아시아축구연맹(AFC) 챔피언스리그 플레이오프를 무사히 소화했고, 2022카타르월드컵 아시아 최종예선 참가를 위해 국가대표팀에 여러 명이 차출된 상황에서 치른 포항전도 잘 이겨냈다. 본래 포지션이 아님에도 모든 선수가 각자의 역할을 100% 이상 수행한 결과다.
울산 홍명보 감독. 사진제공 | 한국프로축구연맹
제주 원정에선 ‘퇴장 변수’까지 뿌리쳤다. 핵심 중앙수비수 김영권이 레드카드를 받아 10명으로 싸웠음에도 기어이 승리를 따냈다. 수적 열세에 몰리면서 동점골을 내줬지만, 후반 초반 효과적 역습으로 결승골을 뽑아 끝까지 리드를 지켰다.
이렇듯 어려운 상황을 극복하면서 선수단에는 자연스레 ‘위닝 멘탈리티’가 쌓이고 있다. 중요한 고비에서 번번이 무너졌던 과거와는 확실히 다른 모습이다. 홍 감독도 “주변에서 어렵다는 얘기를 할수록 선수들이 스스로 준비하고 더 끈끈하게 뭉친다”며 만족해했다.
2005년 이후 17년만의 통산 3번째 리그 정상에 도전하는 울산이 그야말로 무서울 것이 없는 팀으로 변모하고 있다.
남장현 기자 yoshike3@donga.com 기자의 다른기사 더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