포항의 기다림에 응답한 모세스, 집념의 축구 펼친 대구…축구는 이렇게 [현장리포트]

입력 2022-05-29 21:16: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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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대구FC

물러설 수 없었다. 분명한 서로의 목표가 있었다. K리그1(1부) 대구FC는 6위권 진입, 포항 스틸러스는 3위 탈환을 바랐다. 승점 3을 확보하면 여유롭게 6월 A매치 휴식기를 보낼 수 있었다. 힘과 힘이 부딪힌 일진일퇴의 공방전. 어느 누구도 웃지 못했다. 그 대신 두 팀 모두가 주인공이었다.

대구와 포항이 29일 DGB대구은행파크에서 열린 ‘하나원큐 K리그1 2022’ 15라운드에서 2-2로 비겼다. 다만 홈팀의 소득이 좀더 많았다. 4승6무5패, 승점 18의 대구는 같은 날 강원FC와 1-1로 비긴 수원 삼성, FC서울과 승점 동률을 이뤘지만 다득점(22골)에서 앞서 6위로 도약했다. 반면 6승5무4패, 승점 23의 포항은 오히려 5위로 밀려났다.

화끈한 골 퍼레이드가 펼쳐졌다. 탐색전도 없었다. 작은 공간이 열리면 지체 없이 슛을 시도했다. 전반전 중반까지 깨지지 않던 균형은 하프타임을 3분 남기고 허물어졌다.

대구가 먼저 웃었다. 공격 2선의 라마스가 오른쪽 측면으로 찔러준 볼을 오른쪽 날개 황재원이 띄우자 브라질 공격수 제카가 타점 높은 헤더골로 연결했다. 시즌 3호 골.

그러나 원정팀도 곧장 반격했다. 이번에도 헤더였다. 전반 추가시간, 대구 문전 오른쪽에서 신진호가 띄운 프리킥을 스웨덴 골잡이 모세스가 머리로 밀어 넣었다. 김기동 포항 감독의 오랜 고민이 말끔히 해소됐다. 앞선 6경기에서 침묵했던 모세스의 골은 시즌 후반기 대대적 반격을 노리는 포항에 꼭 필요한 요소다.

킥오프에 앞서 김 감독은 “대화를 많이 했다. (모세스도) 스스로의 문제를, 팀이 무엇을 요구하는지도 잘 알고 있다”고 기대했는데, 제대로 통했다. K리그 마수걸이 골을 신고한 모세스의 텀블링 세리머니에 포항 벤치는 일제히 환호했다.

후반전은 출발부터 불꽃이 튀었다. 포항이 다시 장군을 불렀다. 교체 투입된 정재희가 3분 만에 골 맛을 봤다. 상대 아크 지역에서 임상협의 어시스트를 절묘한 왼발 슛으로 연결해 골네트를 흔들었다. 역시 포항이 원하던 장면이다. 지난 시즌에 비해 득점 페이스가 뚝 떨어진 임상협이 모처럼 공격 포인트를 올리며 김 감독의 시름을 달래줬다.

순식간에 역전당한 대구는 가만히 있지 않았다. 후반 8분 측면을 책임진 고재현이 시즌 6호 골로 2-2 동점을 만들었다. 황재원이 또 한번 어시스트를 하며 ‘특급 도우미’ 대열에 합류했다. 집념이 빚은 결실, 대구는 6경기 연속 무패(2승4무)를 달렸다.

대구 | 남장현 기자 yoshike3@donga.com 기자의 다른기사 더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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