브라질전이 남긴 것, “스타 있으면 무조건 흥한다!” [사커토픽]

입력 2022-06-03 06: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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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일 서울월드컵경기장에서 열린 ‘하나은행 초청 축구국가대표팀 친선경기’ 한국과 브라질의 경기에서 브라질 네이마르가 페널티킥으로 세 번째 골을 성공시킨 후 기뻐하고 있다. 상암 | 주현희 기자 teth1147@donga.com

축구는 팀 스포츠다. 특정 선수가 홀로 빛을 발하는 것은 그다지 긍정적 현상이 아니다. 그럼에도 슈퍼스타가 끼치는 영향은 대단하다. 우리가 ‘손세이셔널’ 손흥민(30·토트넘)에게 열광하고 밤을 새워가며 잉글랜드 프리미어리그(EPL) 경기를 TV로 시청하는 이유다.

과거 크리스티아누 호날두(37·맨체스터 유나이티드)가 유벤투스(이탈리아) 소속으로 K리그 선발팀과 프리시즌 친선경기를 위해 방한한 뒤 이른바 ‘노 쇼’ 사태를 일으켰을 때, 팬들이 호날두의 퍼포먼스를 볼 수 없었다는 사실에 깊은 실망과 엄청난 분노를 표출한 것 또한 같은 맥락으로 이해할 수 있다.

그리고 2022년 6월 2일 ‘삼바군단’ 브라질이 서울월드컵경기장에서 파울루 벤투 감독(포르투갈)이 이끄는 한국과 친선경기를 펼쳤다. 한국에서 가장 사랑받는 스포츠팀인 축구국가대표팀과 국제축구연맹(FIFA) 랭킹 1위의 만남은 그 자체로 폭발력이 대단했다.

모두가 알고 있는 것처럼 브라질은 말 그대로 스타군단이다. 세계축구계의 시장가치를 전문으로 다루는 트랜스퍼마르크트에 따르면, 브라질대표팀의 몸값 총액은 10억 유로(약 1조3360억 원)에 달한다. 잉글랜드, 프랑스에 이은 3위다.

2일 서울월드컵경기장에서 열린 ‘하나은행 초청 축구국가대표팀 친선경기’ 한국과 브라질의 경기 후 한국 손흥민과 브라질 네이마르와 포옹하고 있다. 상암 | 주현희 기자 teth1147@donga.com


그 중에서도 집중 스포트라이트를 받은 이는 네이마르(30·파리 생제르맹·PSG)였다. 이유는 아주 간단하다. 가장 유명하기 때문이다. 약 300만 달러(약 37억5000만 원·추정치)의 거액을 들여 브라질을 초청한 대한축구협회(KFA)도 2일 친선경기를 홍보하면서 네이마르를 빠짐없이 언급했다. 축구를 즐기지 않는 대중에게 ‘팀’ 브라질보다 ‘개인’ 네이마르의 영향력이 크다는 것을 잘 알고 있어서였다.

브라질 선수단의 방한 행보는 과거와 달랐다. 명성이 자자한 대부분의 팀들이 길어야 경기 2~3일 전쯤 입국해 간단하게 몸을 풀고 실전에 나선 데 반해 브라질은 지난달 26일부터 순차 입국해 빠른 적응에 나섰다.

입국 장면도 남다르긴 했다. 출국지역이 다른 일부를 제외하곤 대개 대표팀 전원이 한꺼번에 들어오지만, 브라질 선수들은 상당수가 개별 입국하는 형태를 취했다. 네이마르는 가장 빨리 입국했다.

더욱 놀라운 사실은 국내체류 중 보인 모습이다. 이들의 일거수일투족이 각종 축구 게시판과 소셜미디어(SNS)를 통해 거의 실시간으로 공유된 가운데 백화점을 찾고, 서울의 관광명소 남산을 방문한 것도 부족해 경기도 용인의 테마파크에서 어린아이처럼 마음껏 뛰어놓아 눈길을 사로잡았다. 서울 강남의 클럽에서 젊음을 만끽했다는 것도 흥미로운 뉴스 소재가 됐는데, 네이마르가 동료들에게 아이스크림을 사고 클럽에서 가장 비싼 와인을 주문했다는 뒷이야기까지 곁들여져 더욱 화제가 됐다.

스포츠동아DB


네이마르는 경기 당일까지도 화제의 중심에 섰다. 전날(1일) 팀 훈련에서 미니게임을 하던 도중 동료와 충돌해 오른 발등이 부어올라 그의 ‘출전 여부’는 킥오프 순간까지 이슈였다.

KFA 관계자는 “브라질전은 ‘스타=흥행’이라는 진리를 새삼 확인한 기회였다. 스타 선수의 유무에 따라 경기 흥행이 좌우된다는 것을 네이마르와 브라질을 통해 다시 배웠다”고 의미를 부여했다.

상암 | 남장현 기자 yoshike3@donga.com 기자의 다른기사 더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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