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필 미컬슨. 사진=게티이미지코리아.
사우디아라비아 자본이 후원하는 LIV 골프 인비테이셔널 시리즈에 참가해 ‘미운털’이 박힌 필 미컬슨(미국)이 가장 우승을 바라는 미국 프로골프(PGA)투어 시즌 3번째 메이저 대회 US오픈 첫 날 속절없이 무너졌다.
미컬슨은 17일(한국시간) 미국 매사추세츠 주 브루클린의 더 컨트리클럽(파70·7222야드)에서 열린 대회 첫날 1라운드에서 8오버파 78타를 기록했다.
이날 52번째 생일을 맞은 미컬슨은 버디를 1개 잡았으나, 보기 5, 더블보기 2개를 범하며 참가선수 154명 중 144위에 그쳤다. 50대인 미컬슨은 LIV골프 합류 이유 중 하나로 ‘3라운드 54홀’ 방식으로 진행해 체력적 부담이 적은 점을 꼽았는데, 이번 대회에선 36홀만 돌고 짐을 쌀 위기에 처한 것.
그는 2라운드에서 극적인 반전을 이루지 못 하면 컷 탈락 할 확률이 높다.
ESPN에 따르면 미컬슨은 “지난 주 (LIV 골프 개막전)에 그랬던 것처럼 초반 몇 홀에서 퍼팅이 안 돼 애를 먹었다”고 부진 이유를 댔다. 그는 특히 파3 6번 홀에서 주말골퍼 같은 모습을 보였다. 티샷을 홀컵 3.6m에 붙여 버디 기회를 잡았으나 짧은 거리 퍼트를 연달아 놓치며 더블 보기를 기록 한 것. ‘쇼트 게임의 귀재’라는 별명과 너무 동떨어진 모습이었다.
미컬슨에게 US오픈은 ‘가장 오르고 싶은 산’이다. 메이저 대회 6승을 거둔 그는 US오픈 우승컵을 들어올리지 못 해 커리어 그랜드슬램을 달성하지 못 했다. 31번째 US오픈 문을 두드리고 있는 그가 원하는 바를 손에 넣으면 잭 니클라우스, 타이거 우즈, 벤 호건, 개리 플레이어, 진 사라센의 뒤를 따를 수 있다. 그는 US오픈에서 준우승만 6번 기록했다. 마스터스, PGA챔피언십, 디오픈 정상에 선 후 마지막 퍼즐을 맞추기 위해 8번째 US오픈 우승컵 사냥에 나섰으나 뜻을 이루기 쉽지 않아 보인다.
미컬슨은 PGA로부터 투어 출전금지 징계를 받은 17명의 LIV골프 합류 선수 중 한명이지만 US 오픈을 주관하는 미국골프협회(USGA)가 이들에게 올해 대회 출전을 허용한 덕에 대회에 참가할 수 있었다.
그는 LIV골프 시리즈의 남은 대회를 모두 출전할 계획이며 오는 7월 14~17일 열리는 제150회 디 오픈에도 참가하겠다고 밝혔다.
그는 LIV골프 합류 대가로 2억 달러의 계약금을 받은 것으로 알려졌다. 이는 PGA투어 45승의 그가 약 30년 간 번 상금 9500만 달러의 2배가 넘는다.
그는 LIV골프에 합류하면서 PGA 투어를 탈퇴한 일부 선수와 달리 PGA 투어 평생 회원권을 유지하고 싶다고 밝혔다.
동아닷컴 박해식 기자 pistols@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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