벤투도, 홍명보도 엄지척…몰라보게 성장한 엄원상

입력 2022-06-24 06: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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엄원상. 스포츠동아DB

엄원상(23·울산 현대)의 장기는 스피드다. 2019년 20세 이하(U-20) 월드컵을 통해 똑똑히 확인했다. 100m를 11초대에 뛰는 주력은 끝내줬다.


K리그에서도 통했다. 2019년 광주FC를 통해 데뷔한 그의 트레이드마크는 빠른 돌파였다. 동료들이 빈 공간을 향해 길게 찔러주면, 어느새 나타나 측면을 뚫었다. 탁월한 스피드의 모하메드 살라(리버풀)를 닮았다고 해서 별명도 ‘엄살라’다.


하지만 스피드만으로는 한계가 있었다. 특히 골 결정력이 아쉬웠다. 문전까지 치고 달리는 것은 자신 있었지만 마무리가 부족했다. 광주에서 3시즌 동안 총 15골을 기록했는데, 시즌당 5골 정도 넣는 그저그런 공격수였다.


폭풍 성장은 이번 시즌을 앞두고 울산 현대로 이적하면서다. 쟁쟁한 선배들과 함께 훈련하면서 많이 배웠다. 타고난 민첩성에다가 골 결정력을 더했다. 위치선정, 드리블, 슈팅능력도 몰라보게 늘었다. 또 직선 위주의 움직임도 한층 유연해졌다. 엄원상에 대한 평가가 달라졌다.


엄원상의 성장을 예의주시한 파울루 벤투 국가대표팀 감독은 6월 A매치 4연전 엔트리에 그를 포함시켰다. 당초 U-23 아시안컵 멤버였지만 우즈베키스탄 출국을 앞두고 A대표팀에 긴급 소집됐다. A매치 2경기만 뛰고 기초군사훈련을 받으러 훈련소에 입소할 예정이던 황희찬(울버햄턴)의 대체 자원이었다.


엄원상은 기대에 부응했다. 교체로 3경기를 뛰며 자신의 장기를 뽐냈다. 특히 10일 파라과이와 평가전에선 1-2로 뒤진 후반 추가시간 정우영(프라이부르크)의 동점골을 도우면서 깊은 인상을 남겼다. 11월 개막할 2022카타르월드컵 엔트리 확정까지는 많은 변수가 남아있지만, 엄원상은 후반 조커로서 효용 가치를 충분히 인정받았다.

엄원상. 스포츠동아DB


울산 홍명보 감독도 애지중지한다. 홍 감독은 소속팀에 복귀한 엄원상을 두고 “자신감이 많이 붙었다. 타이밍을 맞춰 침투하는 등 플레이도 좋았다”며 칭찬을 아끼지 않았다.


엄원상은 22일 원정으로 치른 K리그1 17라운드 FC서울전에서도 진가를 발휘했다. 1-1로 팽팽하던 후반 43분 이청용의 슛이 골키퍼의 손을 맞고 나오자 득달같이 달려들어 마무리했다. 16라운드 전북 현대와 맞대결에서 1-3으로 참패한 팀 분위기를 바꿔놓은 귀중한 역전 결승골이었다. 또 자신의 한 시즌 최다골인 시즌 8호 골을 기록하며 득점랭킹 4위로 올라섰다. 도움도 4개로 상위권이다. 그야말로 이적 첫해 전성기를 활짝 열어젖히고 있다.


엄원상의 목표는 팀 우승이다. 2005년 이후 17년 만에 리그 정상을 노리는 울산 선수단 전체가 한마음이다. “울산의 목표는 명확하게 우승”이라는 그의 목소리에 잔뜩 힘이 실렸다.

최현길 기자 choihg2@donga.com 기자의 다른기사 더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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