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LG 박해민. 스포츠동아DB
실제로 LG는 박해민 영입 효과를 톡톡히 누리고 있다. 지난해 LG 외야진의 평균 대비 수비 승리기여도(WAA)는 -1.642(8위)에 불과했다. 외야수비로는 큰 재미를 보지 못했다는 뜻이다. 그러나 올해는 5일까지 0.932(2위)의 WAA를 기록하며 지난해와 180도 달라진 외야수비를 자랑하고 있다. 박해민이 넓은 범위를 커버하는 덕에 송구능력이 뛰어난 우익수 홍창기의 강점까지 극대화됐다. 류 감독도 “완전히 좌우로 치우치는 타구가 아니라면, 박해민이 다 잡을 수 있다. 박해민에 대해 무슨 말을 더 하겠느냐”며 만족감을 드러냈다.
박해민 역시 자부심을 느끼고 있다. 그는 “(홍)창기(우익수)와 (김)현수(좌익수) 형이 잡을 공도 내가 대신 잡아주면 좀더 공격에 집중할 수 있는 환경을 만들어줄 수 있다고 생각한다”며 “삼성 시절에도 그랬고, LG에 처음 왔을 때도 ‘웬만한 타구는 내가 잡을 테니 공격에 집중해달라’고 농담조로 얘기하긴 했다. 그런 부분에서 시너지효과가 나오는 것 같다”고 설명했다.
잠실구장의 외야는 10개 구단 홈구장 가운데 가장 넓다. 좌우 100m, 중앙 125m다. 박해민과 정수빈(두산 베어스)처럼 넓은 수비범위를 지닌 중견수가 가치를 인정받는 이유다. 박해민의 전 소속팀 삼성 라이온즈의 홈구장 대구삼성라이온즈파크(좌우 99m·중앙 122m)보다도 꽤 넓다.

LG 박해민. 스포츠동아DB
그러나 박해민은 오히려 “잠실구장에서 수비하는 게 훨씬 편하다”고 말했다. “뛰어다닐 수 있는 거리가 길고, 넒은 수비범위를 좀더 보여줄 수 있다. 체력적으로 힘들 수는 있지만, 펜스를 덜 의식하다보니 편한 측면도 있다”고 밝혔다
수비뿐 아니라 공격과 주루에서도 팀에 큰 힘을 보태고 있다. 홍창기가 부상으로 이탈한 최근에는 익숙한 리드오프로 나서고 있다. 4월까지 타율 0.183으로 부진했으나 5월 월간 타율 0.320, 6월 0.357로 타격감을 완전히 회복했다. 탁월한 주루센스를 앞세워 도루도 16차례 성공했다. 이제 LG에 없어선 안 될 옵션이다. 박해민은 “내 야구를 하다 보면 어느 정도 부족한 점을 메울 수 있다고 생각했다. 내 야구에 최선을 다하자고 마음먹으니 좋은 결과가 나오는 것 같다”고 말했다.
강산 기자 posterboy@donga.com 기자의 다른기사 더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