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사진제공 | 한국프로축구연맹
전반기 내내 폭풍처럼 질주한 울산의 최근 흐름은 불안했다. 이날 경기 전까지 6월 A매치 휴식기 이후 4경기에서 1승(1무2패)에 그쳤다. 이 틈을 타 2위 전북 현대가 바짝 추격해왔다. 한때 두 자릿수까지 벌어졌던 두 팀의 승점차도 크게 좁혀졌다.
반전이 필요했고, 강원은 최적의 상대였다. 울산은 2012년 5월 홈에서 1-2로 패한 뒤로는 한 번도 강원에 무너진 적이 없었다. 이날 기분 좋은 승리를 추가함으로써 상대전적은 22승5무2패가 됐다.
무엇보다 ‘위닝 멘탈리티’의 부활이 반갑다. 경기 중 위기도 겪었지만 기어이 승리를 따냈다. 1-1로 맞선 후반 42분 레오나르도의 도움으로 엄원상이 결승골을 터트렸다.
올 시즌 울산의 후반 득점은 굉장히 많다. 20라운드까지 뽑은 30골 중 21골이 하프타임 이후 터졌다. 그 중 후반 30분 이후 득점은 8골이나 된다. 그만큼 뒷심이 강했다는 얘기다. 비록 0-0으로 비기긴 했지만 성남FC와 18라운드 홈경기에서도 후반 막판 파상공세로 수차례 위협적인 장면을 연출했다. 비디오판독(VAR)으로 3차례나 골 기회를 허무하게 날린 게 몹시 아쉬웠다.

울산 홍명보 감독. 사진제공 | 한국프로축구연맹
그러나 모든 것이 만족스럽진 않았다. 불안요소도 드러났다. 수비 집중력이다. 타이트한 상대 수비에 고전하던 후반 30분 레오나르도의 선제골로 어렵사리 리드를 잡았지만, 9분 뒤 허무하게 실점했다. 강원이 여름이적시장에서 영입한 ‘몬테네그로 킬러’ 발샤가 울산 수비수들을 가볍게 따돌린 뒤 골키퍼 조현우마저 무너트리며 골네트를 흔들었다. 발샤의 발재간이 좋긴 했지만 쉽게 상대에게 볼을 내주지 않았더라면, 또 수비수들이 제대로 위치만 확보했더라면 나오지 않았을 실점이다.
홍명보 울산 감독도 이 점에 주목했다. 경기 후 “확실히 우리가 정상적인 흐름은 아닌 것 같다”고 말했다. 실제로 울산은 전반기보다 공수의 간격이 크게 벌어지고 수비 실책이 잦아졌다. 상대가 울산의 장·단점을 간파했다고 볼 수 있다. 강원전을 통해 다행히 분위기는 바꿨지만, 분명한 과제도 확인할 수 있었다. 울산은 9일 대구FC와 21라운드 원정경기를 치른다.
남장현 기자 yoshike3@donga.com 기자의 다른기사 더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