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투수 이닝-QS-탈삼진 1위’ 롯데 박세웅, 3년간 쌓인 에이스의 가치들

롯데 박세웅. 스포츠동아DB

롯데 자이언츠 박세웅(27)은 전반기 마지막 등판이었던 10일 수원 KT 위즈전에서 6이닝 무실점 퀄리티스타트(QS·선발 6이닝 이상 3자책점 이하 투구)로 시즌 6승째를 거뒀다. 9경기만의 선발승까지 꼬박 62일이 걸렸다.


하지만 등판 준비과정은 단 한 번도 흐트러진 적이 없었다. 책임감도 변치 않았다. 5패만 떠안은 8경기 동안에도 매 경기 5이닝 이상을 꾸준히 책임졌다. QS 횟수는 그 중 절반에 달했다. 그는 “지금 이 흐름을 잇겠다”고 다짐했다.


흐름은 후반기 첫 등판에서도 계속됐다. 박세웅은 23일 사직 KIA 타이거즈전에서 6이닝 3실점 QS를 작성했다. 지난달 23일 광주 KIA전부터 4연속경기 QS다. 다만 이날은 득점지원이 모자라 패전을 떠안았다. 그럼에도 선발로서 제몫을 다했다는 데는 이견이 없었다.

올해를 포함해 최근 3시즌 동안 쌓은 누적 기록을 살펴보면, 박세웅은 에이스로 평가받기에 모자람이 없다. QS(37회), 이닝(414.2이닝·이상 전체 6위), 탈삼진(332개·전체 7위) 부문에서 국내투수로는 1위다. 그 위에 있는 이는 외국인투수들뿐이다.


많은 현장 지도자들은 데이터 평가의 기준을 3년으로 삼는다. 과거 롯데 투수코치로 박세웅을 지도한 김원형 SSG 랜더스 감독은 “투수를 믿고 기용할 근거로 1년치 데이터는 다소 모자랄 수 있다”며 “3년은 봐야 한다”고 설명했다.

롯데 박세웅. 사진제공 | 롯데 자이언츠

박세웅은 2018년 팔꿈치 뼛조각제거수술 이후 온전히 출발한 2020년부터 3시즌 연속 건재를 과시하고 있다. 올해는 커리어하이인 172.2이닝을 던질 흐름이다. 그는 “이닝은 내가 매년 욕심내는 기록”이라며 “내가 더 던져야 동료들이 편하다. 마운드에 서는 한 최대한 많은 이닝 소화가 목표”라고 강조했다.


투구 내용도 따라온다. 올해는 승운이 덜 따를 뿐이다. KBO 기록통계업체 스포츠투아이에 따르면, 박세웅의 올 시즌 FIP(수비무관평균자책점)는 2.60으로 팀 내 1위다. 외국인투수 찰리 반즈(3.01)보다 낮다. 하지만 평균자책점(ERA)은 3.45로 반즈(2.89)보다 높다. 수비 도움이 상대적으로 부족했다는 분석이다.


그럼에도 선발승에 대한 욕심은 분명하다. 투수만을 오롯이 평가하기에는 부족한 지표지만, 팀 승리와 직결되기 때문이다. 박세웅은 “현대야구에선 선발승의 가치가 예전만큼 크지 않을지 모른다. 미국, 일본, 우리나라의 판단 기준도 다를 수 있다. 하지만 승리투수가 되고 싶은 마음은 여전하다. 나뿐만 아니라 팀이 좋은 흐름을 이어갈 수 있기 때문”이라고 밝혔다.

김현세 기자 kkachi@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