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KIA 나성범.
사진제공 | KIA 타이거즈
또다시 ‘무관의 제왕’이 되는 것일까.
2012년 프로무대에 입성한 KIA 타이거즈 나성범(33)은 공교롭게도 타격 부문 타이틀과는 유독 거리가 멀었다. 10년 넘게 프로 유니폼을 입고 리그 최고의 타자로 각광받아왔지만, 타율, 홈런, 타점 등 어느 부문에서도 1위를 차지했던 적은 없다.
하지만 나성범은 언제나 최고 타자다운 걸출한 성적을 남겼다. 언제든 3할 타율과 100타점, 30홈런을 넘볼 수 있는 타자이기에 리그 최정상급 외야수로 평가받아왔다.
무엇보다 빛나는 것은 건강한 몸이다. 나성범은 십자인대 부상으로 일찌감치 시즌을 마감해야 했던 2019년을 제외하곤 데뷔 이후 매 시즌 100경기 이상을 소화해왔다. 전 경기 출장도 4시즌(2015·2016·2018·2021년)에 이른다. 올해도 KIA 소속으로 모든 경기에 출전하고 있다.
역대급 성적을 내고도 개인 타이틀과는 인연을 맺지 못한 경우도 있었다. 지난해 나성범은 33개의 아치를 그렸지만, 35홈런을 터트린 SSG 랜더스 최정에게 밀려 아쉽게 홈런왕 타이틀을 놓쳤다. 2015년에는 184안타를 날리며 최다안타 타이틀에 도전했지만, 1위는 188안타를 친 넥센 히어로즈(현 키움) 유한준(은퇴)에게 돌아갔다. 같은 해 135타점(4위)을 쓸어 담아 타점왕도 노려볼 만했으나, 146타점의 넥센 박병호(현 KT 위즈)가 1위를 차지했다.
나성범은 올해도 여러 타격 부문에서 상위권을 달리고 있다. 12일까지 타율 0.323으로 타격 5위에 올랐고, 94타점으로 타점 랭킹에서도 4위에 자리 잡았다. 타율로도, 타점으로도 수상 가능성이 아예 없는 것은 아니지만 이정후(키움)와 호세 피렐라(삼성 라이온즈)의 페이스가 워낙 꾸준하다보니 정상까지는 넘보지 못하고 있다.
올해도 ‘무관의 제왕’으로 남을 가능성이 농후하지만, 늘 그랬듯 나성범에 대한 평가는 올해도 높기만 하다. KIA와 6년 총액 150억 원의 초대형 프리에이전트(FA) 계약을 맺은 첫 해다. 부담감이 클 법도 하지만 이를 이겨내고 훌륭한 ‘숫자’를 만들어내고 있다. 타이틀은 없어도 언제나 준수한 개인성적은 그가 여전히 고평가를 받는 주된 이유다.
광주 | 장은상 기자 award@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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