애런 저지. 사진=게티이미지코리아
저지는 29일(한국시간) 로저스센터에서 열린 토론토 블루제이스와 원정경기에 1번 지명타자로 선발출장해 4타수 1안타 1홈런 2타점으로 팀의 8-3 승리에 기여했다. 양키스는 전날 토론토전 5-2 승리로 2019년 이후 3년 만에 아메리칸리그 동부지구 우승을 확정한 바 있다.
저지의 홈런은 극적일 때 터졌다. 3-3으로 맞선 7회초 무사 1루서 토론토 구원투수 팀 메이자와 8구 승부 끝에 아치를 그렸다. 풀카운트에서 몸쪽 낮게 파고든 싱커를 연달아 파울로 커트해낸 뒤 같은 구종이 가운데로 몰리자 여지없이 방망이를 휘둘렀다. 그 순간 관중은 물론 양키스 덕아웃의 동료들도 일제히 환호했다.
아메리칸리그에서 한 시즌 최다인 61호 홈런을 친 이는 1961년 양키스 레전드인 로저 매리스가 처음이자 마지막이었다. 저지는 61년 만에 이 기록과 어깨를 나란히 했다. 저지는 “야구계의 위대한 선수들 중 1명(매리스)과 연결될 수 있는 기회를 얻게 됐다. 믿을 수 없는 영광”이라며 “영원히 그런 전설적 인물들과 함께 이름을 올린다는 것은 말로 표현할 수 없는 일이다. 우리들이 가야 할 길을 먼저 닦아놓은 모든 분이다. 그리고 그 길로 올바르게 가고 있다는 것으로 양키스란 조직에 대해 매우 특별함을 느낀다”고 밝혔다.
사진출처 | 뉴욕 양키스 SNS
아메리칸리그 신기록 달성도 충분히 가시권이다. 양키스가 정규시즌 종료까지 7경기를 남겨놓고 있기 때문이다. 21일 피츠버그 파이어리츠전 이후 31타석 동안 홈런을 터트리지 못했으나, 이날로 갈증을 씻어낸 만큼 신기록 달성에 탄력이 붙을 수도 있다. 미국 스포츠전문매체 ESPN은 매리스가 정규시즌 최종전에서 61호 홈런을 친 반면 저지는 잔여경기가 있는 상황에서 같은 수의 홈런을 쳤다는 점에서 신기록 수립을 긍정적으로 전망했다.
61홈런도 이미 대단한 기록이다. 메이저리그 역사상 한 시즌에 61홈런을 친 선수는 매리스(1961년·61개), 배리 본즈(2001년·73개), 마크 맥과이어(1998년 70개·1999년 65개), 새미 소사(1998년 66개·1999년 63개·2001년·64개)에 이어 저지가 5번째다. 저지는 그 중 과거 금지약물 복용 전력을 지닌 본즈, 맥과이어, 소사와 달리 ‘청정 거포’라 야구계의 찬사를 받고 있다.
김현세 기자 kkachi@donga.com 기자의 다른기사 더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