리디아 고(가운데)가 23일 강원도 원주 오크밸리CC에서 열린 미국여자프로골프(LPGA) 투어 BMW 레이디스 챔피언십에서 우승한 뒤 동료들로부터 축하 샴페인 세례를 받고 있다. 사진제공|BMW 코리아

리디아 고(가운데)가 23일 강원도 원주 오크밸리CC에서 열린 미국여자프로골프(LPGA) 투어 BMW 레이디스 챔피언십에서 우승한 뒤 동료들로부터 축하 샴페인 세례를 받고 있다. 사진제공|BMW 코리아


LPGA BMW 레이디스 챔피언십 제패

4타 차 우승…4억3000만원 잭팟
시즌 2승이자 통산 18승 거머쥐어
“태어난 한국에서 첫 트로피 감격”
김효주·최혜진 나란히 공동 3위에
12월 결혼을 앞둔 ‘예비 신부’ 리디아 고(25·뉴질랜드)가 미국여자프로골프(LPGA) 투어 2022시즌 2승 및 통산 18승을 수확했다. 국내에서 열리는 유일한 LPGA 대회에서 역전 우승에 도전했던 김효주(27)와 최혜진(23)은 나란히 공동 3위에 올랐다.

교포 리디아 고는 23일 강원 원주시 오크밸리CC(파72)에서 열린 BMW 레이디스 챔피언십(총상금 200만 달러·28억8000만 원) 4라운드에서 버디 8개와 보기 1개를 적어내며 7타를 줄였다. 나흘간 합계 21언더파 267타를 기록하며 또 다른 교포 안드레아 리(미국·17언더파)를 4타 차로 따돌리고 우승상금 30만 달러(4억3000만 원)를 손에 넣었다. 올 1월 게인브릿지 LPGA에서 시즌 첫 승과 통산 17승을 수확한 뒤 9개월 만에 우승 트로피를 추가했다.

아타야 티띠꾼(19·태국)에 1타 뒤진 14언더파 공동 2위로 4라운드를 시작한 리디아 고는 8번(파4) 홀까지 버디 3개와 보기 1개로 2타를 줄이며 단독 선두로 나선 뒤 10번∼11번(이상 파4) 홀에서 연속 버디로 치고 나갔다. 바로 앞 조의 최혜진에게 한때 1타 차 턱밑까지 쫓기기도 했지만 15번(파5)∼16번(파4)∼17번(파3) 홀에서 ‘사이클 버디’로 잇달아 타수를 줄이면서 결국 최종 4타 차 우승을 차지했다.

1997년 서울에서 태어난 리디아 고는 2003년 뉴질랜드로 건너간 뒤 15세에 LPGA 투어 최연소 우승 기록을 세우고, 17세에 세계랭킹 1위에 오르는 등 일찌감치 ‘골프 천재 소녀’로 이름을 떨쳐 국내에도 많은 팬을 확보하고 있는 주인공.

올해 12월 30일에는 서울 명동성당에서 정태영 현대카드 부회장의 아들인 정준 씨(27)와 결혼한다. 정 부회장은 고 정경진 종로학원 설립자의 장남으로 정몽구 현대자동차그룹 명예회장의 둘째 사위다.

리디아 고는 “뉴질랜드 국적이지만, 한국에서 태어난 사람으로서 자긍심을 가지고 있다. 정말 한국에서 우승하고 싶었고, 처음으로 우승해 너무 기쁘다”고 밝혔다. 12월 결혼에 대한 질문에 대해서는 “많은 분들이 축하해 주셔서 감사하게 생각한다”면서 “그 분은 멀리 있든 가까이 있든 항상 나와 함께 하고 있다”는 말로 예비 남편에 대한 애정을 에둘러 표현하기도 했다.

김효주와 최혜진이 나란히 합계 16언더파 공동 3위에 이름을 올렸지만, 한국여자골프는 LPGA 투어 최근 13개 대회 연속 무승에 시달리며 안방에서 부진 탈출에 실패했다. 다만 아마추어 김민솔(16·수성방통고)의 대성 가능성을 확인한 것은 큰 수확이다. 고교 1학년인 김민솔은 1∼2라운드에서 선두 경쟁을 펼치다 최종 10언더파 공동 10위에 올라 세계무대에서도 통할 수 있음을 입증했다.

LPGA 투어 고별전에 나선 최나연(35)은 3라운드 때 156m 파3 12번 홀에서 홀인원에 성공해 BMW가 이번 대회를 통해 국내 최초 공개한 플래그십 스포츠액티비티차량(SAV)인 BMW 뉴 X7(1억5000만 상당)을 부상으로 받았다. 4라운드 18번 홀아웃 때 박인비(34), 유소연(32), 김하늘(34) 등으로부터 ‘은퇴 축하(?)’를 받은 최나연은 최종 2언더파 공동 47위를 기록했다.

원주|김도헌 기자 dohoney@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