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울산 홍명보 감독은 24일 서울 양재동 더케이호텔에서 열린 ‘하나원큐 K리그 어워즈 2022’에서 K리그1 감독상을 수상했다. 홍 감독은 베스트 포토상까지 수상했다. 김민성 기자 marineboy@donga.com
17년간 이어진 호랑이군단의 ‘2인자 설움’을 털어낸 홍명보 울산 현대 감독(53)이 2022시즌 K리그1(1부) 최고의 지도자로 선정됐다. 24일 서울 양재동 더케이호텔에서 열린 ‘하나원큐 K리그 어워즈 2022’에서 압도적 지지로 올해의 감독상을 수상했다. 각 구단 감독(30%), 주장(30%), 미디어(40%)를 대상으로 진행된 투표에서 총 80.00점을 얻어 조성환 인천 유나이티드 감독(10.86점), 김기동 포항 스틸러스 감독(7.76점), 김상식 전북 현대 감독(1.38점)을 제치고 트로피와 상금 500만 원을 받았다.
올해 취임 2년차를 맞은 홍 감독은 울산의 ‘준우승 징크스’를 깨고 1996, 2005년에 이어 팀 통산 3번째 우승을 이끌었다. 울산은 올 시즌 22승10무6패, 승점 76으로 전북 현대(21승10무7패·승점 73)를 따돌리고 K리그1 정상에 올랐다. 팀 최다득점(57골), 최소실점(33골) 부문에서도 1위를 차지했다.
특히 3시즌 연속 전북에 우승 트로피를 내줬던 악몽을 씻어냈다는 점이 고무적이다. 홍 감독도 징크스에서 자유롭지 않았다. 울산 지휘봉을 처음 잡은 지난해에도 대부분의 시즌을 전북보다 높은 곳에 있었지만, 끝내 우승을 내줬다. 그러나 올해는 달랐다. 아픔을 거름 삼아 절치부심한 홍 감독은 팀을 재정비했다. 3라운드에서 1위에 오른 이래 한 번도 자리를 내주지 않았다.
위기를 넘기는 힘도 생겼다. 울산은 전북과 정규라운드(1~33라운드) 3경기에서 1승1무1패로 팽팽했고, 5일 FA컵 4강 맞대결에서도 1-2로 패하며 트라우마를 반복하는 듯했다. 그러나 8일 시즌 마지막 ‘현대가 더비’에서 후반 추가시간 2골을 잇달아 터트리며 짜릿한 2-1 역전승을 거뒀다. 16일 강원FC와 원정경기에서도 2-1 역전승을 연출하며 1경기를 남기고 우승을 확정했다.

개인적으로도 오랜만에 우승을 경험했다. 1992년 포항 스틸러스에서 선수로서 K리그 우승을 맛본 뒤 30년 만에 다시 정상에 섰다. 2012런던올림픽 동메달 등의 성과가 있었지만, 감독으로서 우승은 처음이다. 또 조광래 대구FC 대표이사, 최용수 강원 감독, 김상식 전북 감독에 이어 역대 4번째로 선수와 감독으로서 우승을 모두 경험한 사령탑이 됐다.
홍 감독은 “훌륭한 우리 울산 선수들과 함께 시간을 보내다보니 이렇게 영광스러운 자리에 설 기회가 생겼다”며 “울산에 K리그 우승컵이 오기까지 17년이 걸렸다. 이제 빠르게 다른 팀으로 가지 않도록 하겠다. 내년에도 잘할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하겠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이승우 기자 raul1649@donga.com 기자의 다른기사 더보기